'공수병'걸린 미국 소녀 기적의 생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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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병에 걸린 15세 미국 소녀가 기적같이 살아났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6일 보도했다.

공수병에 감염된 동물에 물렸더라도 발병 이전 잠복기에 백신을 맞으면 생존할 수 있지만 이 소녀의 경우 시기를 놓쳐 백신 치료를 받지 못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백신 없이 공수병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경우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사는 지나 기스가 교회에서 박쥐에 물린 것은 지난 9월 중순. 야생동물에 물렸을 경우 공수병을 의심해 백신 처치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나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 박쥐에 살짝 긁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달 뒤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말을 더듬는 등 전형적인 공수병 증상을 보여 위스콘신 아동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성 약 4종류를 투여했다. 이후 서서히 회복돼 의식이 돌아왔으며 지난 24일에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지나에게 투약됐던 의약품이 효과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약 또는 약의 배합이 효과적이었는지, 같은 치료법이 다른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처방을 내린 로드니 윌로비 박사는 "다른 환자들에게 치료를 시도해 성공하기 전까지 지나의 회복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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