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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화’의 요람으로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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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의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경. 2개의 공연장과 13개의 전시실이 있다. 21일로 개관 20주년을 맞는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 대구문화예술회관. 두류공원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벽과 바닥재가 화강석이어서 중후한 느낌을 준다. 앞에는 성당못이 있다. 경치가 아름답고 금붕어가 많아 나들이객이 줄을 잇는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예술회관을 찾는다. 전시실을 돌며 그림을 보고 공연을 감상한다.

문화예술회관이 21일로 개관 20주년을 맞는다. 1983년 산 자락을 깎고 건물을 짓기 시작해 90년 5월 21일 공연관을 개관했다. 이듬해 10월 전시관을 완공하면서 지금의 면모를 갖췄다. 2만4079㎡에 팔공홀(대극장·1008석)·비슬홀(소극장·320석) 등 공연장과 크고 작은 13개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예술 대중화에 기여”=대구시와 지역 예술인은 78년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키로 했지만 예산이 없어 지지부진했다. 81년 서석규 대구예총 회장이 대구를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에게 건립비 지원을 건의하며 본격화됐다.

“문화예술회관은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시설이었습니다.”

배인호(71) 전 계명대 미대 교수는 “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면서 공연장·전시장 부족이 해소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개관기념 전시회 준비를 주도했다. 당시 대구미술협회 회원은 600여 명이었지만 전시공간은 시민회관(전시실 4개) 밖에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예술회관 개관으로 한꺼번에 13개 전시실이 생긴 것이다. 전시실에는 회화·조각·서예·현대미술 등 다양한 작품이 걸렸다. 지역의 유망한 작가를 위한 초대전도 지속적으로 열렸다. 근대 천재화가인 이쾌대·이인성의 작품전 등 굵직한 대관 행사도 줄을 이었다.

공연도 풍성했다. 문화예술회관 소속 교향악단·오페라단·합창단·무용단·국악단·극단·소년소녀합창단 등 7개 예술단의 작품이 연중 무대에 올랐다. 특히 학교 등 공공장소로 ‘찾아가는 공연’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박병구(50·서양화가)씨는 “두류공원의 나들이객 중 상당수가 전시·공연장을 찾는다”며 “20년 동안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문화 정보지 『대구문화』의 산실=월간 문화전문 잡지인 이 책은 문화예술회관이 발행한다. 50쪽 분량에 지역의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정보가 담긴다. 지역 문화·예술인의 근황과 문화계 동향, 문화 발전을 위한 제언 등을 싣는다. 화랑과 공연장의 일정이 망라돼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발행 부수는 6000부. 문화 전문가, 문화 담당기자 등이 주 독자다. 85년 12월 창간됐다. 당시 대구시민회관에서 제작했으나 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면서 발행처가 바뀌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발행하는 『문화공간』(85년 11월 창간)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다. 임언미(36) 편집장은 “행사 정보 외에 원로 예술인 소식과 대구 예술의 뿌리를 찾는 기획 기사를 꾸준히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회관 박창대 관장은 “성년이 된 만큼 질적 변화를 도모할 때”라며 “수준 높은 전시·공연을 기획하고, 찾아가는 공연 횟수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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