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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와 긴장 오간 6.2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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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돼 가시죠?""일찍 오셨네요. (공천) 축하합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6·2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3일, 이곳은 오전 9시부터 선거 후보자들로 북적였다. 이미 8시쯤부터 찾아온 후보들은 20여명. 안면 있는 이들은 웃음을 띄며 인사를 건넸지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표정이었다.

유권자와 후보자가 모두 서울에서 가장 많다는 송파구에서 '등록 1등'의 영광은 구의원 출마자 한나라당 남창진 후보(다 선거구)가 차지했다. 오전 8시부터 후보 대신 기다렸다는 이동영 사무장은 "1등으로 등록했으니 1등으로 당선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등록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사무실은 활기가 넘쳤다. 등록을 위해 필요한 서류는 정당추천서·병역신고서 등 모두 13가지에 이른다. 후보들은 선관위 직원들이 서류를 검토하는 사이사이 궁금한 사항을 질문했다. 민주당 김형대 후보(아 선거구)의 부인은 "후보 부인은 어깨띠를 매면 안 되느냐"고 물으며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 선관위 직원들한테 매일같이 전화하고 있다"며 수줍어했다. 등록을 마친 김 후보 부부는 사무실을 한 바퀴 돌며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하고 나갔다.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재선 구의원을 지낸 뒤 지난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한나라당 이명재 후보(라 선거구)는 "이번에는 기필코 당선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는 "일찍 등록했으니 좋은 기운이 들었으면 좋겠다"라며 웃으면서도 긴장을 풀지 못했는지 등록을 마치고도 한참을 뒷짐을 지고 서성였다.

송파구는 이번 지방선거 때 구청장 1명과 시·구의원을 포함해 33명을 뽑는다. 유권자가 54만명에 달하는 전국에서 가장 큰 선거구다. 정영식 송파구 선관위 사무국장은 "맡고 있는 영역이 워낙 넓다보니 중앙선관위에서도 '송파구 선거가 잘 돼야 전체 선거도 잘 된다'고 해서 예의주시한다"고 말했다.

후보 1명당 등록을 마치기까지 평균 30분 가량이 걸렸다. 통상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서류를 미리 준비시키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등록 당일은 누락된 서류가 있는지 확인하는 수준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검토없이 막판에 서류를 들고 오는 후보들이 최종 학력을 규정과 다르게 적거나 재산세 계산을 잘못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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