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불만, 증시 불안 … ‘대타’ ELS로 날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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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가연계증권(ELS)이 불안한 시장의 대안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 예금으론 돈 굴리기가 어렵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주식시장도 불안하다. 그러자 상대적인 장점이 부각된 ELS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달 ELS 발행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자금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ELS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발행액 증가에 한몫했다.

11일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전달에 비해 1147억원 늘어난 1조7579억원을 기록했다. 발행건수도 828건으로 전달에 비해 86건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ELS 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 ELS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사모 ELS의 비중은 전달(50%)에 비해 6%포인트나 높아졌다. 발행액도 9790억원에 이른다. 은행 PB센터를 중심으로 사모 ELS 설정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사모 ELS는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기초자산·상품구조·수익률 등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가들이 사모 ELS를 많이 사들이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지난달 원금보장형 ELS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수가 내려가면 기준을 내려 잡는 스텝다운형처럼 손실 가능성을 줄인 상품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줄인 것도 ELS의 인기 요인이다. 게다가 조건을 만족해 약속한 수익을 낸 ELS가 속속 등장하자 상환된 자금이 재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 테헤란지점의 한은경 PB는 “투자자들이 ELS를 채권이나 은행 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 상품으로 여기고 있다”며 “원금 보장 등 안정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수익구조를 가진 상품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ELS 투자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수익률이 높은 주식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지수 ELS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해도 ELS는 예금만큼 안전하지는 않다.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큼 시장 의존성이 큰 까닭이다. 또 만기가 있기 때문에 지수가 폭락하면 펀드처럼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손해를 보거나 원금만 찾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투자를 할 때는 최고 수익률뿐만 아니라 상환 조건 등을 잘 따져야 한다. 투자 기간을 고려하는 것도 필수다. 조기상환을 노리고 단기자금을 3년 만기 ELS에 넣었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만기까지 자금이 묶이게 되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박정용 차장은 “기초자산이 같더라도 조건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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