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인 앵커 앨리나 조, 올드 도미니언대 졸업식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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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되고 싶다면 늘 그 자리에 오른 자신을 꿈꾸라.”

앨리나 조가 미국 올드 도미니언대 학위수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CNN 방송의 한국계 앵커 앨리나 조(39·한국이름 조유리) 기자가 미국 대학 졸업생에게 던진 충고다. 그는 지난 8일 미국 버지니아주 올드 도미니언대 학위 수여식에 초청받아 2000여 명의 졸업생 앞에서 연설했다. 조 기자는 졸업생에게 큰 꿈을 품으라고 격려했다. 그는 “늘 큰 꿈을 품었으며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게 오늘날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겸손하고 친절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도 강조했다. “회사에서 주말 아침은 물론이고 밤샘이나 새벽 근무도 예사”라고 소개한 그는 “요즘도 아침 6시 방송을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지만 사람들이 알아야 할 뉴스를 전하려고 글을 쓰고 말하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CNBC방송과 ABC방송을 거쳐 2004년 CNN에 입사했다. 2005년 허리케인‘카트리나’가 덮친 뒤 참혹한 현지 피해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 언론인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받았다.

2008년 뉴욕필하모닉이 평양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자 사장에게 달려가 취재를 자원한 일화는 CNN 내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당시 “부모님이 6·25전쟁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으며 실종된 삼촌 두 명이 아직 북한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며 사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설 뒤 조 기자는 올드 도미니언대 경영대학원(MBA) 출신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엘리자베스 듀크 이사와 함께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1930년 설립된 올드 도미니언대는 남동부 명문으로 꼽힌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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