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떠나기 전, 로밍 요금 체크하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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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석가탄신일(21일) 연휴에 맞춰 2박3일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김선희(32·서울 목동)씨는 휴대전화 요금이 걱정이다. 지난해 말 1주일간 떠났던 유럽 출장에서 20만원이 넘는 해외 로밍 통화요금을 문 악몽(?)이 있어서다.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에 전화하면 얼마가 부과된다는 메시지가 뜨긴 했는데 눈여겨보지 않았거든요. 나중에 보니 1분 통화에 2900원이 부과됐더군요. e-메일도 가끔 했으니 요금이 많이 나온 게 당연하죠.”

이번엔 무료 국제전화 서비스가 뭐 없는지 열심히 찾아보게 됐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좀 더 싸고 편하게 휴대전화 로밍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때마침 KT와 SK텔레콤은 데이터 로밍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선 승부의 연장인 셈이다. 포문을 연 쪽은 KT다. 지난 2월 미국·중국·일본·필리핀·태국·호주 등지 15개국 여행자들의 데이터로밍 요금을 확 낮췄다. 1패킷(0.512킬로바이트)당 최대 15.5원이던 것을 3.5원으로 통일했다. 이에 질세라 지난 2일 SK텔레콤은 전 세계의 데이터 로밍 요금을 패킷당 4.55원으로 통일했다. 또한 KT는 강점으로 내세워 온 와이파이(Wi-Fi·근거리 무선)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하겠다고 나섰다.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무료 체험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음성통화 할인 상품은 그리 많지 않다. 나라별 로밍 요금을 잘 살펴 자신이 얼마나 쓰는지 확인하는 게 최선이다. 자신의 로밍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으면 회사마다 운영하는 무료 고객상담 센터에 물어보면 된다. 고객센터로 한 전화는 요금이 없다. KT의 경우 일본·싱가포르·태국·대만·홍콩 5개국에선 지역번호 없이 114, 그 외 지역에서는 82-2-2190-0901을 누르면 된다. SK텔레콤의 무료 상담전화는 02-6343-9000, LG텔레콤은 02-3416-7010이다. 통신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통화내역·요금조회’를 확인해도 된다. 단, 이 경우엔 데이터 요금이 부과된다.

단기 여행객을 위한 상품은 거의 없지만, 장기 해외 체류자나 통화량이 많은 여행객 상대의 할인상품은 더러 있다. 여행지와 여행의 성격에 따라 자신에게 적당한 상품을 선택하면 로밍 비용을 꽤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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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일본에 오래 머물거나 비즈니스 때문에 통화할 일이 많다면 ‘쇼로밍 저팬넘버’ 서비스를 고려할 만하다. 일반 로밍 요금의 절반 가격 정도에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데이터요금은 패킷당 7원에서 1.3원으로 대폭 할인된다. 하지만 가입비 1만원을 내야 하고, 월 1000원의 기본료가 있다. 중국 여행자를 위한 음성통화 할인 상품으로는 ‘쇼로밍 차이나넘버’와 ‘쇼로밍 중국알뜰’이 있다. 쇼로밍 차이나넘버는 가입비 1만2000원이고, 월 기본료는 9900원이다. 음성통화 요금의 3분의 1 정도까지 절약된다. ‘쇼로밍 중국알뜰’은 1주일 단위다. 6500원의 기본요금이 부과되며, 할인폭은 50% 정도다. ‘쇼로밍 저팬넘버’와 ‘쇼로밍 차이나넘버’는 해지하지 않으면 매월 기본료가 나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SK텔레콤=‘브릿지 데이터로밍 요금제’는 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대만·호주 등 9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1만·3만·6만원 상품이 있는데 요금을 80% 이상 깎아준다. 가령 1만원 상품에 가입하면 1만3186패킷을 이용할 수 있다. 원래 1만원어치가 2197패킷인 점을 감안하면 6배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3세대(3G)용 WCDMA폰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통합LG텔레콤=미국·일본·중국·홍콩 등 17개국에서는 자동로밍이 되지만, 유럽이나 아프리카·남미 지역에 갈 때는 전용 휴대전화를 빌려야 한다. 임대료는 하루 2000원. 홈페이지(new.lgtelecom.com)를 통해 신청하면 임대료를 1000원으로 낮출 수 있다. 중국과 미국 여행객 상대의 할인상품도 있다. 3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하면 음성 3만원, 문자메시지(SMS) 3만원어치를 사용할 수 있다.

◆스카이프=가입자들끼리 하는 국제전화는 무료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기에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아이폰과 노키아폰 등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고 PC나 넷북에서도 쓸 수 있다. 웹캠을 이용하면 영상통화도 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나온 풀 HDTV에도 스카이프가 탑재돼 있다. 가입자가 아닌 사람에게 전화할 때도 비용이 저렴하다. 전 세계 주요 국가로 거는 통화요금은 1분당 22원으로 저렴하다. SMS는 건당 91원.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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