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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시스템 펀드 가입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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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을 맴돌면서 투신권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달 이후 투신권에는 모두 9조3천7백20억원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현재 총 수탁고는 1백70조2천1백49억원으로 3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증가액 대부분이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채권에 쏠려 있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MMF는 한달 반 새 5조7천17억원이 급증했고 단기채권형도 2조9천2백56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비해 장기채권형은 8백20억원 증가에 그쳤고 채권혼합형(8백21억원)과 주식혼합형(3백85억원)도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5천4백21억원이 늘어난 순수주식형도 주택은행의 5천억원 투입분을 제외하면 실질 증가분은 많지 않다. 금리와 주가의 동반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주식형 가운데 시스템형 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스템형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자의적인 투자판단을 배제하고 파생상품 등을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쉽게 말해 기대수익을 낮추는 대신 손실도 일정 범위로 제한해 안정성을 높인 펀드다.

대한투신증권 남명우 차장은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기대심리가 아직 약해 투자위험(리스크)을 중시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시스템형 펀드는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거나 기대할 수 있어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 차익거래형=차익거래 펀드는 현물(주식)과 선물.옵션 등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즉 종합주가지수와 선물.옵션 사이에 가격차이(괴리)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품을 사고 동시에 고평가된 상품을 팔아 가격차이 만큼을 위험없이 수익으로 거둘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차익거래 펀드는 주가상승기에는 일반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도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실제 지난달 미국 테러 사태 직후 일반 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이 급락했지만 차익거래 펀드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현재 운용중인 대부분의 차익거래형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도 연 평균 7~8%로 비교적 높다.

설정 6개월만에 3천4백억원을 유치한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인베스트플러스알파'펀드의 경우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집중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획득하고, 주식.선물.옵션간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차익거래를 실행해 추가수익을 얻고 있다.

또 제일투자신탁운용의 '빅앤세이프듀얼매칭혼합'펀드는 자산의 70% 이하를 차익거래 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일부분은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 특수형 펀드=그린에셋운용의 '그린시스템베이스혼합'펀드는 채권에 순자산 총액의 70%이상을 투자하고 주식은 공모주에 한해 30% 이하를 투자한다.

무위험 자산인 국고채 등 우량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보유채권을 기초로 옵션에 투자해 종합지수 등락과 관계없이 월 0.5% 가량의 추가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세이프전환혼합형'펀드는 주식에 90% 이하를 투자하면서도 주가가 -5% 이상 하락하면 자동으로 손절매해 추가 손실을 예방한다. 반면 주가가 올라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차익거래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추가수익을 쌓아나간다.

◇ 인덱스형=인덱스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식시장 전망에 의존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펀드 매니저의 자의적판단을 배제하고 자산의 80% 이상을 주식 등에 투자해 종합지수 흐름과 일치하도록 만들어진 펀드다.

일반적으로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특성이 있지만 현재 주가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고 앞으로 내리기보다 오를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차익거래를 일부 도입해 안정성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인덱스펀드인 '인베스트인덱스주식'펀드의 경우 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가기 위해 자산의 8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다.

또 선물.옵션이 저평가될 경우에는 보유 포트폴리오의 일정부분을 이들로 대체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경제부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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