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1년 만에 꿀맛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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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타이거 우즈(미국.사진)는 시상식장에서 내년 대회 참가를 즉흥적으로 약속해버렸다. 비록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대회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경험한 우승이 무척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우즈는 21일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보태 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 2월 월드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스트로크대회로는 지난해 10월 아멕스 챔피언십 이후 13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10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1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도 드라이버로 티샷을 한 추격자들보다 먼 거리를 날리는 등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고, 무리하지 않으며 2위 가와기시 료켄(8언더파)을 8타차로 따돌렸다. 2002년 US오픈에서 15타차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 슬램'을 달성하던 당시의 매서운 기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슬럼프를 겪은 이후 한결 안정된 스윙과 원숙한 경기로 황제의 부활을 알렸다. 우즈는 "최근 3~4개월 동안 우승에 근접한 좋은 경기를 했고, 이제 우승도 차지했으니 내년이 무척 기대된다. 우승상금(약 4억원)은 엘린(부인)과 나눠야겠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마지막날 5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로 3위(상금 약 1억3000만원)에 올랐다. 사흘 내내 그린을 제대로 못 읽어 퍼팅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퍼팅보다는 아예 샷으로 만회하자는 생각에 퍼팅 연습은 포기하고 티오프 시간 직전까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 연습을 하고 나왔다. 최경주는 "최근 가장 좋은 아이언샷 감이었다. 핀을 직접 보고 쏘면서 공격적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김종덕(나노솔)은 합계 4오버파 공동 23위, 양용은(카스코)은 8오버파 공동 35위를 기록했다.

미야자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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