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봅시다] 디카 <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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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제 어느 정도 디카에 익숙해지셨나요? 사진은 깨끗하게 나왔지만 왠지 좀 지루한 느낌이 든다고요? 왜 그럴까요?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살펴 보세요. 주로 어떤 대상을 찍으셨죠? 대부분 귀여운 아이들이군요. 그럼 아이들이 사진 속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요? 전부 사진 가운데에 있네요? 그렇군요. 이게 문제입니다. 바로 구도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구도라는 말이 필요할까요? 필요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사진은 세상의 모든 대상을 네모난 파인더로 들여다 보고, 그리고 네모난 인화지 위에 재생해 놓습니다. 이 과정을 잘 살펴보세요. 무조건 보이는 대로 촬영해 옮긴다면 방범용 CCTV로 들여다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이들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른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같은 아이라도 사진 속에서 위치하는 곳이 다르면 달라 보입니다.

초보자들은 화면 중앙에 촬영대상을 놓는 습성이 있습니다(사진(上)). 이는 자동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화면중앙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셔터버튼을 반만 눌러 보세요. 그러면 카메라는 중앙에 있는 촬영대상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셔터버튼에서 손을 떼지 말고 카메라를 움직여 촬영대상을 화면의 왼편 혹은 오른편으로 위치시키세요(사진(中)). 그 뒤 셔터버튼을 마저 누르면 촬영대상이 화면 주변에 있어도 초점은 정확히 맞게 됩니다(사진(下)).

디카는 필름카메라에 비해 촬영에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는 작은 파인더를 통해 촬영대상을 봅니다. 화면이 네모나게 보이긴 하지만 쉽게 구석구석이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많은 경험이 있어야 화면 곳곳이 제대로 보입니다. 하지만 디카는 뒤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 보게 됩니다. 따라서 화면 곳곳이 잘 보입니다. 이점이 화면 구성 즉 구도를 나름대로 표현하기에 유리합니다. 특정한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화면을 어떻게 채울지 생각해 보면서 촬영한다면 쉽게 좋은 사진을 얻게 될 겁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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