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존슨 완봉 '원맨쇼' D-백스 기선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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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빅 유닛(Big Unit)'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존슨은 17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1차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다이아몬드백스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존슨은 완봉승으로 '큰 경기에 약하다'는 주위의 비난을 깨끗이 잠재웠다. 존슨은 1995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뒤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경기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를 가리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양팀 선발투수들의 승리 합계는 자그마치 4백57승이나 된다. 존슨(2백승)과 그레그 매덕스(브레이브스.2백57승)의 맞대결이었다.

존슨은 1회초 2사에서 치퍼 존스에게 내야 안타로 첫 안타를 내준 뒤 8회 1사 후 버나드 길키에게 볼넷을 내줄 때까지 무려 23명의 브레이브스 타자들에게 1루 진출을 허용치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존슨을 상대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치퍼 존스조차도 "존슨이 빠른 공을 던지길래 전광판을 보았다. 시속 99마일(약 1백58㎞)이 찍혔다. 엄청난 위력이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지난 11일 디비전시리즈 패배 이후 독기를 품은 존슨의 공은 배팅 포인트를 맞히기 힘들었다. 사이영상을 4회 수상한 매덕스는 올해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정규시즌에서 2전2패를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패배, 다이아몬드백스에 약한 징크스를 다시 보여줬다.

다이아몬드백스는 1회말 1사 1,2루에서 레지 샌더스의 중전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5회말 2사 2루에서 루이스 곤살레스의 우전 안타로 추가 득점을 올렸다. 다이아몬드백스는 존슨의 무결점 투구로 7전4선승제의 챔피언십에서 기선을 제압,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지난 8년간의 챔피언십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결국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김병현은 8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었으나 존슨의 완벽한 투구로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팀은 18일 오전 9시 미구엘 바티스타(다이아몬드백스)와 톰 글래빈(브레이브스)을 내세워 2차전을 펼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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