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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스퀘어 공격 우리가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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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일(현지시간) 뉴욕 폭탄 테러 미수 사건에 동원된 차량을 처음 경찰에 신고한 핸드백 행상 듀앤 잭슨이 2일 자신의 매대 앞에 서 있다. 문제의 차량은 그가 서 있는 곳 바로 뒤에 주차돼 있었다. [뉴욕 로이터=뉴시스]

파키스탄의 탈레반 세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중심가인 타임스스퀘어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미수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일 이슬람 근본주의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파키스탄 탈레반은 알바그다디와 알무하지르를 포함한 이슬람 순교자들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뉴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도자인 아부 함자 알무하지르와 그의 부하인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는 지난달 18일 미군과 이라크군의 연합작전으로 피살됐다.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카리 후세인 메수드가 불발된 뉴욕 테러의 배후이다. 그는 탈레반 자폭 공격을 배후 조정하는 인물로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지도자인 하키물라 메수드의 조카다. 하키물라는 지난달 촬영된 비디오에서 “TTP의 위대한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의 보복을 위해 한 달 내에 미국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툴라는 하키물라의 전임자로 지난해 8월 미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뉴욕 테러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40대의 백인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이 남자는 가솔린과 프로판가스·폭죽 등을 실은 닛산 패스파인더 SUV 차량에서 황급히 벗어나는 모습이 찍혔다. 레이먼드 켈리 뉴욕 경찰서장은 “제대로 터졌다면 엄청난 폭발과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과학수사대는 SUV 차량을 조사해 지문·DNA 등 증거를 찾고 있다.

용의 차량을 경찰에 신고한 두 행상인은 영웅으로 부상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베트남전 상이군인 출신인 랜스 오튼과 듀앤 잭슨은 타임스스퀘어에 주차된 패스파인더가 운전자 없이 시동이 걸린 채 비상등이 점멸되는 걸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다. 거리에서 핸드백과 시계·티셔츠 등을 파는 잭슨은 “우리 상이군인들은 자유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주변의 사건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한편 2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도 마라톤 대회 도중 결승선 부근에서 전자레인지 안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기기가 발견돼 경기가 1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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