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을 지역 안보협의체로 키워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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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동북아 안보협의체로 발전시켜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중국에 제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9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지난 7월 베이징(北京)을 방문,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수뇌부에 이런 구상을 제시했다. 미국은 한국.일본과도 비공식적으로 이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올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집단안보체제는 세계의 보편적 질서"라면서 "세계 여러 나라가 자주.안전.독립을 위해 서로 동맹을 맺어 집단안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제안은 북핵 문제가 해결된 뒤 6자회담 기능을 확대해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재래식 무기 감축, 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하는 안보협의체로 격상시키자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의 최종 목표는 1953년에 맺어진 한국전쟁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의 반미.친중 분위기를 우려하고 있는 미국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각해낸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2기 행정부가 이 구상을 추진할 경우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1997~99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기 위해 추진했던 4자회담의 확대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6자회담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에는 난관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중국이 어느 정도 적극적일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서울=최원기 기자,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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