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원 대학배치표 믿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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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포 등을 알 수 없어 수험생과 교사.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입시학원과 입시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런 심리를 파고들어 영역별 표준점수 추정치나 지원대학 배치표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치와 배치표를 그대로 믿으면 위험하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일 "학부모.학생들은 사설기관의 표준점수 추정치와 이를 토대로 한 지원대학 배치표를 지나치게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교육부 서남수 차관보는 "언어.수리.외국어(영어) 등 응시자가 많은 영역의 대략적인 원점수 평균은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를 토대로 추정한 표준점수는 믿을 만한 수치가 아니다"며 "특히 과목별 응시자가 적은 탐구영역이나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전수 조사를 하지 않고는 표준점수 추정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표준점수 추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은 영역.과목별 응시자 수, 응시 집단의 수준,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력 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정치는 실제 나올 표준점수와 적어도 몇 점씩 차이가 나는데 이 정도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남명호 수능시험 연구관리처장도 "일부 수험생을 대상으로 가채점한 결과를 토대로 표준점수를 추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평가원이 수능 직후 제공한 원점수 표본채점 결과도 실제 결과와 차이가 컸다.

단순한 원점수 평균 등을 추정할 때도 이처럼 오차가 컸는데 영역.과목별로 응시자 수가 다양한 수십개 과목의 평균.표준편차를 추정해 표준점수를 내는 것은 아예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점수를 토대로 대략의 등급을 추정해 수시2학기 모집과 논술.면접 준비에 나서고 성적이 나온 뒤 정시모집 지원 계획을 다시 세우면 된다"며 "점수 1~2점으로 대학을 서열화한 민간기관 배치표에 의존하지 말고 개인의 희망.적성을 고려해 입시전략을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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