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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현역 물갈이 … 민주당, 구관이 명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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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지방선거 한나라당이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에서 현역 단체장의 60%가량을 물갈이했다. 2006년 지방선거 때 거의 싹쓸이를 했던 수도권에서 ‘새 피’를 대거 수혈한 것이다. 부산·경북에서도 50% 이상 물갈이를 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호남 지역에서 기존 단체장을 75%가량 다시 공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나라당은 2일 현재 서울의 25개 구청장 후보 중 여성 전략공천 지역인 송파구청장 후보를 제외한 24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이 중 현역 구청장이 공천을 받은 곳은 성동(이호조)·강서(김재현) 등 6개 지역이다. 탈당·구속 등으로 자리가 빈 곳을 제외한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 19명 중 61%가 바뀐 것이다. 당 관계자는 “서울에서부터 불지도 모를 야당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4명의 여성 구청장 후보(강남·송파·동작·광진구)를 내는 등 전략공천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물갈이가 이뤄진 것은 2008년 총선에서 당선된 친이명박계 초선 의원들이 자신들과 갈등을 일으켰던 현역 기초단체장의 다수를 공천에서 배제한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의 경우 당 소속 현역 시장·군수 25명 가운데 이필운 안양시장을 포함해 10명만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교체율 60%). 인천에서도 현역 구청장 9명 중 박승숙 중구청장 등 5명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교체율 45%). 부산의 16개 구청장 후보 중에는 3선 연임으로 출마가 제한된 3개 구청장 후보를 포함해 8명의 현역 구청장을 교체했다. 사상구청장 후보에는 여성인 송숙희 전 부산 시의원을 공천했다. 경북에서도 현역 군수의 감사원 비리 적발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영양군수를 제외한 22명의 현역 단체장 중 11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경남과 대구에선 현역 단체장 교체율이 각각 38%, 2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의 당 소속인 4명의 단체장 중 3명을 다시 공천했다.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박영순 구리시장과 김윤식 시흥시장이 그들이다. 전북에서도 윤승호 전 도의원이 최중근 현 시장을 국민경선에서 누른 남원시장을 뺀 9곳 모두 현역 기초단체장을 공천했다. 전남에서도 당이 공천을 확정한 13곳 중 10곳이 현역이다. 해남·화순군수의 경우 현역 단체장이 수뢰 및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기 때문에 실제로 교체한 곳은 한 곳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 오영식 간사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많은 지역에서 실시되지 못해 개혁공천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효식·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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