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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생각한다면 이런습관 버려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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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그러나 천성보다 결코 약하지 않다.'

건강도 마찬가지다.부모로부터 타고난 유전자의 힘보다 자라면서 습득한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올바른 습관은 특히 어렸을 때 제대로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세살 버릇 여든 가기 때문이다.사소해 보이지만 건강을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잘못된 생활습관들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지나친 자주 씻기=하루에도 서너차례 이상,그것도 비누로 깨끗하게 씻어야 편한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것이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계영철 교수는 “피부의 경우 적당한 기름기가 있어야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비누 세척과 때 밀기로 기름기를 모두 없애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가려움증이 생기게 된다.

여성의 경우 과도한 질(膣)세척도 해롭다.질 안엔 락토바실러스란 몸에 유익한 세균이 산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잡균의 침입을 억제하는데 질 세척을 자주 하면 락토바실러스가 죽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잡균이 번성해 냉과 대하같은 질염이 잘 생기게 된다.

치질 환자의 과도한 항문 씻기도 좋지않다.비누로 세게 문지르면 치질 주위 염증을 악화시킨다.따뜻한 물을 담근 대야에 항문을 문지르지 않고 담그기만하는 좌욕이 좋다.

◇손으로 턱 괴기〓현대인의 관절중 가장 약한 부위가 바로 귀 아래에서 얼굴뼈와 턱뼈를 연결하는 턱 관절이다.

날로 식단이 부드러운 식사 위주로 구성돼 턱 관절이 약해진 탓이다.

책상에 앉을 때 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은 가뜩이나 약해진 턱 관절을 더욱 약하게 만든다.턱 관절이 빠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염증이 생겨 입을 벌리면 턱이 아프고 심한 경우 턱 관절이 아예 빠지는 탈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턱 관절을 비롯한 인체 관절은 모두 좌우 대칭을 유지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황영구치과 황영구 원장은 “손으로 턱을 괴면 한쪽으로만 힘이 가해져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턱관절 장애가 생긴 경우 가급적 입을 벌리지 말고 마우스 피스 삽입 등 턱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줄여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솔질 세게 하기=치솔로 치아 표면을 세게 문질러야 속이 시원한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이 경우 치아 표면이 치솔에 의해 부식돼 이가 패이고 신경이 노출돼 이가 시리는 치경부 마모증이 생길 수 있다.

서울대치대 예방치학과 문혁수 교수는 “치솔질은 치아 표면이 아니라 치아 사이사이에 치솔을 끼워넣어 음식물 찌거기를 파낸다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치솔에 과도한 힘을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소변 참기=바쁜 업무에 밀려 변의를 참는 사람들이 많다.그러나 대변과 소변을 참는 것은 좋지 않다.

대변의 경우 변비를,소변의 경우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민한 여성들은 화장실이 바뀌기만 해도 변의를 참는 경향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요한다.

그러나 강박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대소변을 보려는 것도 좋지 않다.여행이나 장시간 회의전 꼭 화장실에 가야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될 경우 대장과 방광의 자율신경 리듬이 깨져 배탈과 설사,오줌 소태 등에 걸릴 수 있다.

대장과 방광이 과민해져 수시로 화장실에 드나들어야하는 낭패를 겪게 된다.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비뇨기과 권성원 교수는 “대소변은 요의와 변의를 느낄 때 바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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