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일본 총리 15일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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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하루 일정으로 방한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오홍근(吳弘根)청와대 대변인이 4일 발표했다.

吳대변인은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 양국간 현안인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담화와 98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등 일본측의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吳대변인은 또 "양국 정상은 2002년 월드컵 및 '한.일 국민교류의 해' 의 성공을 위한 협력방안과 테러문제.대북정책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 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외교관계자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에 대한 가시적 조치 없이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던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한 것과 관련, "한.일 외교 실무접촉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역사인식과 관련해 과거보다 더 진전된 입장을 밝히겠다는 외교적 약속이 있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으로 완전히 교과서 파문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 면서 "그렇지만 월드컵대회 공조와 경제.통상 등 다른 분야는 가급적 정상적 국가간의 교류와 협력관계로 빨리 돌아가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지난달 4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회견에서 "한국의 국민감정이나 여론에는 (고이즈미 총리를)만나기 전에 교과서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일본 정부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고 말했었다.

이와 관련, 주한 일본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총리는 항일유적지인 서대문 교도소터나 탑골공원.안중근(安重根)의사 기념관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한.일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힐 것" 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방문에 앞서 오는 8일 하루 동안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일본.중국 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했다.

김진국.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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