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빈 라덴의 '수족 3인방' 드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테러 전문가와 이슬람 원리주의 이론가 등 3인방이 항공기 돌진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수족 역할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보기관을 인용, 빈 라덴의 사돈으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총사령관인 모하메드 아테프(57), 이집트 이슬람 지하드 조직의 지도자인 이론가 아이만 자와히리(50), 행동 총책인 아부 주바이다(29)가 사건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테프는 빈 라덴을 10년 이상 따라 다니고 있으며 1988년 창설된 알 카에다의 군사위원회를 관장하면서 대원들의 훈련을 감독하고 있다. 98년 케냐.탄자니아 미 대사관 테러사건의 배후로 아테프를 지목하고 있는 미 수사당국은 그의 목에 현상금 5백만달러(약 65억원)를 걸어 놓았다.

이집트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소아과 의사로 일하기도 했던 자와히리는 3년 전 자신의 조직을 알 카에다와 합치면서 '전세계 이슬람 전선' 을 만들자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80년대 말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맞서 싸우던 이슬람 전사들의 근거지였던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에서 처음 빈 라덴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칸다하르에서 아테프의 딸이 빈 라덴의 아들과 결혼식을 올릴 때 하객으로 참석해 끈끈한 유대를 과시했다. 자와히리는 빈 라덴을 능가하는 이슬람법 전문가인 데다 풍부한 시가전 지식까지 갖춰 알 카에다의 이론적 지주역할을 맡고 있다.

테러의 야전사령관격인 아부 주바이다는 요원 선발과 실질적 테러작전을 맡고 있다. 미 정보기관은 그가 99년 12월 미국 대도시의 밀레니엄 축제에 모인 시민들을 겨냥해 테러를 계획했으며,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과 요르단의 한 호텔 등에 테러를 가하려고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