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조던-'포스트 조던' 힘겨루기 누가 셀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마이클 조던이 복귀하자 10월 31일(한국시간) 개막을 앞둔 미프로농구(NB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41차례 홈경기를 볼 수 있는 워싱턴 위저즈의 시즌 티켓과 10~20경기를 볼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폭발적인 팬들의 반응은 전성기 조던이 보여줬던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 그토록 목말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모두 충족될지는 미지수다. 조던은 농구선수로서는 고령인 38세의 나이로 2년간의 공백을 딛고 현역에 복귀했다.

매직 존슨(전 LA 레이커스)은 "돌아온 조던이 신세대 스타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하다" 고 했다. '포스트 조던' 으로 꼽혀온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와의 대결이 관심거리다.

◇ 조던-아이버슨

스피디한 페니트레이션에 이은 슬램덩크와 레이업슛, 더블 클러치, 수비수의 동작을 빼앗는 현란한 드리블, 슛블록을 허용하지 않는 페이드어웨이 3점슛 등 전성기 조던이 사용했던 기술을 아이버슨도 사용한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조던은 1m98㎝, 아이버슨은 1m83㎝로 15㎝나 작다. 아이버슨이 뭘 해도 조던만큼 폼이 나지 않는다. 묘기라는 생각은 들지만 폼이 좋지 않고 15㎝나 작은 아이버슨의 플레이는 성공률과 파워면에서 조던에 못 미친다.

◇ 조던-카터

카터는 가공할 체공력과 파워로 슬램덩크 타이틀을 따냈다. 프리스로 라인에서 날아가 바스켓을 두들긴 전성기 조던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조던은 실전에서 그렇게 먼 거리를 비행한 일이 없다. 외과의사의 메스처럼 정확하고 날카로운 드리블로 수비진을 가르고 들어가 바스켓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다득점하는 경기에서 카터는 높은 외곽슛 의존도를 보인다. 테크닉의 다채로움에서 카터는 조던에게 못 미친다. 더구나 고전하는 경기에서는 울 듯한 표정까지 짓는다. 조던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 조던-브라이언트

기술만 따진다면 브라이언트야말로 조던을 닮았다. 유연하고 빠르며 탄력도 엄청나다. 그러나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얼굴처럼 그의 플레이에는 위엄이 없다. 개인적인 공격 능력을 팀 전력에 녹여넣는 능력이 빈곤하고 팀플레이에 약한 데다 리더십이 없다. 열이 39도까지 치솟는 아픈 몸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후 동료이자 라이벌인 스코티 피핀으로부터 '나의 MVP' 라는 찬사를 들었던 선수가 조던이다. 또 조던은 말썽꾼 데니스 로드맨까지 다룰 만큼 리더십이 강했다.

◇ 가상 관전평

능력의 절대치만 따지면 포스트 조던의 완패가 분명하다. 절대치만 따진다면 포스트 조던들은 줄리어스 어빙(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이나 매직 존슨에게도 질지 모른다. 그러나 조던이 한창때와 같은 스타일로 경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던과 팀 하더웨이(댈러스 매버릭스)의 대결을 직접 본 한국 심판들은 "조던이 하더웨이를 갖고 놀았다" 고 표현했다. 반면 "연습경기에서 앤퍼니 하더웨이(피닉스 선스)가 조던을 압도했다" 는 외신도 있었다. 두 하더웨이는 포인트 가드다. 조던의 원래 포지션은 슈팅 가드. 복귀하면서 "워싱턴 위저즈의 젊은 동료들을 잘 이끌어 한단계 향상된 플레이를 하게 만들겠다" 고 했던 조던은 혹시 포인트 가드를 맡을 작정일까.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