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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전문의가 말하는 중년 남성의 숨은 그림자 전립선 비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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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나이는 화장실에서 온다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한 환자가 ‘KTP 레이져’ 시술을 받고 있다. [조영회 기자]

전립선은 밤알크기 정도로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남성에게만 있다. 정자에 대한 영양공급과 위험 물질로부터 정자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아이를 갖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장기중의 하나이다. 중년 이후에는 가만히 있으면 좋은데, 불필요하게 커져 요도를 압박함으로써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전립선이 커지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남성호르몬과 ‘노화’이다. 남성호르몬은 젊을 때 많은데, 왜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비대증이 많이 생기는 것일까? 남성호르몬 중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서 줄게 되지만, 환원형 테스토스테론은 별 변화가 없다. 그래서 환원형 테스토스테론과 노화 등이 겹치면서 전립선비대증이 생긴다. 비만, 유전, 대사증후군도 전립선비대증에 영향을 준다.

전립선비대증의 초기에는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증상이 나타나며, 배뇨를 시작할 때 금방 나오지 않고 지연되거나 오줌 줄기가 약해지고 가늘어진다. 배뇨 시간이 길어지고, 화장실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다시 요의를 느끼게 된다. 더 진행되면 초기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과로, 음주, 성교 등으로 전립선의 충혈이나 부종을 일으켜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절도 있는 일상생활 중요

전립선 비대증이 의심되면 직장내진, 소변검사, 요속검사, 초음파 검사, 피검사 등을 받아 전립선의 크기를 측정하고 배뇨 상태를 확인하며 전립선암과의 감별을 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에 위험을 줄 정도 심각한 질병은 아니나 소변 문제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피하게 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남자는 절도 있는 일상생활이 중요하다. 과한 음주나 성생활 등을 삼가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말초 순환 개선에 도움을 주며, 장시간에 걸친 자동차 여행 등은 전립선의 충혈이나 부종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 전통적 수술치료, 최소 침습적 치료 등이 있다. 전립선이 커진 정도 등을 고려해 비뇨기과 전문의가 치료법을 결정한다. 치료 경과가 좋은 경우도 있으나 일부는 더딘 경우도 있다.

확인 안된 민간요법 병 키워

황당한 민간 요법을 시도하다 병세를 악화시키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먹는 파를 구워 가루를 배꼽에 얹으면 소변이 잘 나온다는 말만 믿고 따라하는 사람, 달래 술이 좋다고 술만 마시는 사람, 조기 머리에 박힌 돌을 구워먹으면 좋다는 말을 듣고 조기를 엄청나게 사먹는 사람 등 천태만상이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치료하지 않고 이런 방법만 쓰다가 요로폐쇄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서경근 비뇨기과 원장은 “좋은 약물이 많이 나와 있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수술법도 개발되고 있으므로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전문의의 치료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전립선 질환은 검진뿐만 아니라 치료법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법은 점점 간편해지고 치료결과도 만족스러워지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미미할 경우 정기적으로 혈중 PSA 검사나 손가락을 항문으로 넣어 전립선을 만져 보는 직장수지검사를 하면서 추이를 지켜본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거나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춰주는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약 투여를 중단하면 증세가 다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혈압이나 당을 관리하듯 꾸준히 약을 복용하여야 된다. 증상이 심하면 요도를 누르고 있는 전립선을 잘라낸다. 다만 외과적 수술은 마취가 필요하고 요실금 등 합병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배를 절개하지 않고 요도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KTP, Holmium 레이저 등이 개발되어 보다 다양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장찬우 기자
도움말=서경근 비뇨기과 원장


‘KTP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비대증 치료

현재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시술되고 있는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KTP 레이저를 이용하여 비대 된 전립선 조직을 태워 없애는 방법이다. 이 레이저는 혈액 속에 있는 ‘Oxyhemoglobin’이라는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므로 시술도중 출혈이 거의 없다. 게다가 레이져를 1회 쏘였을 때, 태워 없애는 전립선조직의 깊이가 1 mm 이내이므로 매우 안전하고 정확하게 비대된 부위만을 순식간에 제거할 수가 있다.

이러한 KTP 레이저의 특성 때문에 국소마취 후 시술이 가능하며 출혈이 거의 없으므로 입원할 필요가 없다. 시술시간은 30분 정도 소요되고 다음날 소변줄을 제거할 수가 있다. 그러나 1주일 정도는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불편함을 감수하여야 된다.

이 수술의 권위자인 미국의 말렉 박사가 66명의 전립선비대증 환자에 대해 KTP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절제술을 시행하고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저명한 미국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수술 후 배뇨속도가 3 배 이상 빨라지고 (젊은 사람과 비슷) 평균 증상점수도 80% 이상 호전되었으며,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서 시원한 배뇨가 가능했다. 서경근 원장은 “직장내진, 소변검사, 요속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되면 1 주 이내에 수술을 받을 수가 있으며, 병원에 처음 방문할 때 소변을 참고 오면 검사 시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다”고 말한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닥터 Q&A 전립선 질환
전립선염, 전립선 비대증 방치하면 암이 된다?

Q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전립선암이 된다.

그렇지 않다. 전립선염 또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염은 별개다. 또 정관수술을 하면 전립선암이 발생한다는 루머도 있지만 이 역시 전혀 근거가 없다.

Q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 수치 (PSA)가 높다고 하는데, 전립선암인가.

PSA는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수치로 전립선암 진단에 매우 유용한 검사다. 이 수치가 4 이상이면 정상수치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한다. 하지만 이는 전립선암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가려낼 뿐이다. 전림선비대증, 전립선염, 급성요폐 등이 있던 경우에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Q 전립선 관련 수술을 하면 성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전립선=생식기’라는 생각에서 불거진 오해다. 단순히 전립선질환을 성기능 장애의 1차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 또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지 전립선 질환으로 성기능장애가 심각하게 발생되지는 않는 것으로 본다. 성기능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많다.

Q 전립선비대증 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진행하기 때문에 혈압 치료나 당뇨약처럼 평생 먹어야 한다. 대개 증상이 호전되면 복용을 멈추는 경우가 많은 데, 대부분 증상이 재발하거나 급성 요폐 같은 합병증이 생겨 병원을 다시 찾게 된다.

Q 온열치료기로 전립선질환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데.

전립선비대증 치료 중에 온열치료 요법이 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온열치료기는 온도가 45도 이하에서 작동하는 기계로 온열 찜질과 비슷한 보조적 수단으로 치료 목적 이라기 보다는 완화에 가깝다.

서경근 비뇨기과 원장


Tip 전립선 건강을 위한 10대 수칙

1. 소변을 지나치게 참지 말자
 2. 더운 물에 좌욕을 자주 하자
 3. 과도한 음주, 피로를 피하자
 4.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을 하자
 5. 배뇨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복용은 조심해서 하자
 6. 일주일에 5번,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자
 7. 과일, 채소, 곡류를 충분히 섭취하자.
 8. 지방과 칼로리를 제한하자.
 9. 배뇨장애가 발생하거나 혈뇨가 생기면 의사와 상담하자.
 10. 50세부터 가급적 해마다 전립선 검사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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