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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자세제어장치, 전동식 조향장치 … ‘첨단기술’이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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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0월,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부품사업을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혼합’이라는 뜻을 지닌 ‘하이브리드(Hybrid)’란 단어는 자동차에서는 2개의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차량을 말한다. 특히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방식, 즉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 : Hybrid Electric Vehicle)’ 기술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를 개발한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현재로선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관련 시장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돼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150만 대 수준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5년에는 530만 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모듈사업본부장인 김순화 부사장은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만 총 1000억여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카 부품 연구개발 관련 인원도 200여 명 수준으로 확충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동식 조향장치에 들어가는 센서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2009년부터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HEV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12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생산된 핵심부품은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는 포르테·로체 하이브리드와 아산·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아반떼·쏘나타 하이브리드에 공급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또 다른 분야는 차량자세제어장치(ESC)다. 이 장치는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출현해 핸들을 급하게 꺾었을 때, 자동차 바퀴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바퀴의 미끄러짐과 차체가 돌아가는 각도를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안전을 지켜주는 기술이다. 도요타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ESC를 장착할 경우 교통사고를 50%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2003년 충남 천안에 대규모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ESC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공기압을 사용해 충격을 완화하는 ‘에어서스펜션’과 차량의 쏠림현상을 막아주는 ‘능동형 선회제어 서스펜션’ 등도 현대모비스가 힘을 쏟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고효율 LED헤드 램프. [현대모비스 제공]

지난해 초 양산에 들어간 ‘전동식 조향장치(MDPS)’는 현대모비스가 국산화한 대표적 기술이다. 스티어링휠을 통해 바퀴 구동축의 방향을 바꿀 때 전기모터의 힘을 동원하는 것을 ‘전동식 조향장치’라고 부른다. 현대모비스는 인공지능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와 운전자의 미세한 핸들 조작도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광학식 센서를 통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02년 5% 정도인 전동식 조향장치 적용률이 올해에는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이 일반화되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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