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씨, 이용호씨와 함께 주가조작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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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용호 게이트' 에 새로운 의혹 인물로 등장한 모 복권사 전 사장 金모(34)씨는 사건이 터진 얼마 뒤부터 검찰과 언론의 추적을 받아왔다.

25일 李씨와 여권 인사와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그 연결고리로 金씨를 지목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金씨는 지난해 말부터 李씨와 금전 거래를 포함,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그가 李씨와 권력 핵심부를 엮는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지난주 중국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 이용호씨와의 거래=金씨는 지난해 초 동향(전남) 출신인 李씨와 알게 된 뒤 연말부터 올 초까지 李씨에게 사업확장 자금으로 수차례에 걸쳐 84억원을 빌려줬다.

李씨는 이 중 72억원은 돌려줬으나 나머지 12억원을 갚기 어렵게 되자 金씨에게 "리빙TV.삼애인더스 주식의 수익금으로 갚겠다" 는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선지 金씨는 보물선 인양사업 추진 정보로 주가가 뛴 李씨의 삼애인더스 주식을 지난 5~6월까지 10만여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이 주가 조작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때문에 金씨는 지난주 초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일단 풀려났다.

그러나 업계에선 그가 ▶리빙TV 주식 88만주를 80억원에 李씨의 계열사인 씨이넷으로부터 산 뒤 이를 1백억원 이상으로 부풀려 시세차익을 나누기로 약속했고▶예상 만큼 주식이 팔리지 않자 李씨에게 다시 주식을 돌려줬다는 말이 여전히 나돈다. 편법적인 주식거래를 통해 이득을 함께 취하려 했다는 얘기다.

◇ 권력과의 연결 의혹=이주영 의원측은 "아태재단 李모 이사와 이용호씨 사이에 金씨가 다리를 놓았고, 그 세사람이 함께 주가조작을 했다" 는 주장을 하고 있다. 金씨가 李씨의 권력 핵심부 로비 창구라는 주장도 폈다.

그가 최근 복권 사업권을 여럿 따내는 등 권력의 도움을 받은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태재단 李이사는 25일 "金씨를 아는 건 사실이지만 그 어떤 거래도 없다" 고 연루설을 전면 부인했다.

◇ 金씨 누구인가=金씨는 1990년대 중반까지 광주에서 정치권 인사 주변을 맴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벤처 열기가 한창이던 99년 3천만원을 투자해 모 복권사를 창업(자본금 1억원)한 뒤 30% 지분의 대주주가 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초 창투사 등으로부터 40억여원을 투자받는가 하면 같은해 3월 복권관련 사업권을 연이어 따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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