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아니스트 진솔양 미국 유학 좌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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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5월 오디션 합격 뒤 이달초 줄리어드 예비스쿨에 등록(입학)한 대구 출신 천재피아니스트 정진솔(10)양의 미국유학 꿈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나이가 어려 어머니와 동반유학 예정으로 비자를 신청했지만 주한 미국대사관이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서다.

지난 10일 비자를 신청했던 진솔양의 어머니 정혜영(39)씨는 “대사관측에서 나의 신분이 확실치 않아 불법체류할 수 있다며 동반 유학비자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대사관측은 정씨에게 대신 단독으로 유학비자 발급이 가능한 기숙사가 있는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그러나 “연간 3만달러나 드는 기숙사 있는 사립학교에 보낼 능력이 안되고 관광비자로 유학하면 불법이 돼 동반 유학비자 발급을 추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씨와 진솔양은 6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지난달 16일 미국으로 출국,줄리어드 예비스쿨과 기숙사 없는 사립학교에 등록하고 근처에 하숙방까지 얻어 놓았다.

토요일 수업이 있는 줄리어드 예비스쿨과 월∼금요일 초등교 과정의 사립학교에 다니기 위한 조치였다.

세계의 음악영재들이 모여드는 줄리어드 예비스쿨에 합격하고도 넉넉치 못한 가정형편으로 유학비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샌스란시스코 교민 등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이다.

그러나 진솔양이 만13세가 안돼 줄리어드 예비스쿨과 사립학교는 부모의 동반을 요구하고 있어 정씨의 미국동반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구 동구 신서동 집에 진솔양과 머물고 있는 정씨는 계명대 이청행 교수의 부인이자 진솔양의 스승인 미국인 데보라 리(46) 등을 통해 대책을 모색중이다.

정씨는 “남편이 공무원(근로감독관)인데도 신분이 확실치 않아 불법체류할 수 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진솔이의 유학이 좌절되는 것 아니냐”고 울먹였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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