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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양궁선수권] 한국양궁 역시 최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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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국 양궁이 제41회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개인전 3연패를 달성, 세계 최강임을 재확인했다. 더구나 남자는 훈련거부 사태로 1진이 모두 대표자격을 박탈당하고, 2진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21일 중국 베이징 양궁센터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선수들끼리 맞붙어 막내 박성현(18.전북도청)이 맏언니 김경욱(29.현대모비스)을 세번째 연장전 끝에 꺾고 금.은메달을 휩쓸었다.

한국은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도 연정기(25.두산중공업)가 리오넬 토레(프랑스)를 1백15 - 1백14로 눌러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박경모(인천계양구청)는 3~4위전에서 라리오 디 부오(이탈리아)를 1백10 - 1백9로 꺾어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1997년(김경호-김두리)과 99년(홍성칠-이은경)에 이어 3회 연속 세계선수권 남녀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금메달은 국제 양궁계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의 차지였다.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뽑힌 실업 1년차 박성현은 결승전 12발 합계에서 김경욱과 똑같이 1백11점을 기록, 슛오프(연장전)에 돌입한 뒤 세번째 슛오프에서 10점 만점을 쏴 7점에 그친 김선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선수는 8강전에서 장주안(중국)을 1백10 - 97로, 4강전에서 펠레하(우크라이나)를 1백14 - 1백9로 꺾었다. 올초 전북체고를 졸업한 박선수는 3월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존재를 알린 뒤 대표 선발전에서도 가볍게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제경험이 없어 좋은 기록을 기대하지 않았으나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1m70㎝.72㎏의 체격에 웬만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훈련거부 파동으로 선수들이 전원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던 남자는 개인전 금메달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연정기가 뜻밖의 승전보를 띄웠다.

역시 태극마크가 처음인 연정기는 8강전에서 치렘필로프(러시아)를 1백13 - 1백7로 가볍게 제친 뒤 준결승에서 93년 세계선수권 2관왕 박경모를 1백15 - 1백1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지금까지 한차례도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던 연선수는 이번에도 2진에 머물렀으나 당초 세계선수권 출전선수들이 모두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출전했다가 대어를 낚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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