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앙일보 36년간 모은 송인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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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창간독자 송인택(宋寅澤 ·65)씨는 중앙일보를 ‘둘째 아이’라 부른다.

둘째를 가진 만삭의 아내 김순숙(62)씨가 오늘 내일 하던 때인 그해 9월 22일 중앙일보가 창간되었기 때문이다.그래서인지 중앙일보에 대한 宋씨의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중앙일보를 그의 집 2평남짓한 창고에 고이 보관해 오고 있다.

宋씨는 “6,70년대는 들 수 있는 분량으로 2년에 한 묶음 정도이던 것이 80년대는 1년에 한 묶음으로 늘어났다”며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1년에 세 묶음이 넘을 정도로 분량이 많아져 중앙일보를 위해 방을 하나 빼줬다”며 웃었다.

宋씨는 “한번은 없어진 날짜의 신문을 수소문한 끝에 석달 만에 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60년대와 70년대 宋씨집에는 경찰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드나들었다고 한다.선량한 시민집에 경찰관이 드나든 것은 단지 宋씨가 지난 신문을 모아놓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宋씨는 “몇달,며칠전 신문에 보도된 사건 ·사고 기사가 경찰들의 수사상 자료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며 “당시는 지나간 신문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宋씨의 부인 김씨는 “1978년 김천 모암동에서 지금 살고 있는 남산동으로 이사를 오면서도 다른 값비싼 가구는 제쳐 놓고 모아둔 신문부터 챙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36년이 지난 지금 宋씨는 외손자 둘을 둔 할아버지다.이제는 돋보기가 없으면 신문을 보기 힘들지만 지금도 하루 하루 빠짐없이 중앙일보 읽기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 교사(도쿄한국인학교)생활을 하는 둘째 딸을 보듯 한다는 宋씨.

그는 “중앙일보 독자가 된 것은 인연으론 깊은 인연”이라며 “DB가 구축된 요즘 신문 모으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한번 맺은 인연으로 시작한 신문 모으기를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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