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공장소에서 김정일 초상화 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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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공장소에 걸려 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들이 철거되고 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16일 중국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에 있는 고위직 외국 외교관과의 전화 인터뷰를 인용, "평양 인민문화궁전을 포함해 최근 북한 외무성이 주최한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은 공화국의 창건자이자 1대 지도자인 김일성의 초상화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이전에 두번째(김정일) 초상이 걸려 있던 벽면에는 단지 액자 흔적과 못만이 남아 있다"며 "북한(당국)에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현 지도자의 초상화들을 철거하라는 비밀 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와 관련, 16일 "북한 당국이 3년 전부터 '김일성 주석 사진 하나면 충분하니까 김 위원장의 사진은 떼라'고 지시했으나 각 기관이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주저하다가 최근 떼기 시작했다"며 "김정일 체제의 내부 불안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노동당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이타르-타스 통신 보도를 부인했다.

베이징.모스크바=유광종.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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