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성룡 신작 '러시 아워2' 개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명절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던 만년 스타 청룽(成龍)이 추석을 앞두고 신작 '러시 아워2' (브렛 래트너 감독)를 들고 방문한다.

그런데 이번은 예전에 비할 수 없이 화려하다. '무사' 에서 부용공주로 나오는 장쯔이(章子怡), 전작 '러시 아워' 의 입담꾼 파트너인 크리스 터커가 그를 보좌한다.

청룽 자신의 입신양명도 돋보인다. 드디어 할리우드의 특급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1981년 '캐논 볼' 로 미국시장을 두드린 이후 20년만에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러시아워2' 는 지난 8월 미국 개봉 이후 흥행 수익이 2억달러를 돌파했다. 몸값도 톰 크루즈.멜 깁슨 등과 엇비슷하게 작품당 2천만달러로 훌쩍 뛰었다. 할리우드에 입성한 동양 배우로는 최고의 대우다.

내년 개봉 예정인 '찰리의 진실' 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영화배우 박중훈은 사석에서 청룽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홍콩에선 비틀거리며 손을 놀리더니 미국에 가선 청바지를 입고 액션을 한다. 대단하다" 라고.

올해 47세인 청룽. '러시 아워2' 에서도 대역을 전혀 쓰지 않는 '노익장' 을 자랑한다. 전작보다 액션의 화려함은 줄어들었지만 로스앤젤레스 경찰인 크리스 터커에게 뒤지지 않는 입심으로 무장했다. 따발총 같이 쏟아내는 미국식 유머에 적응한 것일까.

홍콩 경찰의 베테랑 형사로 나오는 그는 홍콩.로스앤젤레스.뉴욕.라스베이거스를 따라가며 미화 1백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밀매하는 대규모 범죄조직의 배후를 캐내는 과정에 발생하는 좌충우돌의 코미디를 여유 있게 마무리했다.

'와호장룡' 으로 붕붕 날았던 장쯔이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단옆차기 하나는 일품이다. 영화 끝에 모아 놓은 NG 장면도 빠뜨리기 아깝다.

몸을 던져가며 연기하는 청룽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준다. '와호장룡' 의 동양무협에 열광했던 미국 관객은 '러시 아워2' 의 동양액션에도 엄지손가락을 들어줬다.

그런데 '와호장룡' 을 냉대했던 국내 관객의 반응은 어떨지…. 참고로 홍콩에선 '금의환향' 이란 홍보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21일 개봉. 12세 관람가.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