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용수 명예회복 벼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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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컨디션이 좋습니다. 즐겁게 뛸 생각입니다. "

'독수리' 최용수(28.제프 이치하라)의 눈빛이 날카롭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대표팀에서 재미를 못봤던 부진을 깨끗이 씻어낼 태세다.

최용수는 13일 오후 7시 대전 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 경기로 열리는 아프리카의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 '사실상' 원톱을 낙점받았다. 최전방 원톱은 최용수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다. 그래서 최선수는 지금 "가장 익숙한 역할을 맡게 됐다" 며 자신감에 차있다.

11~12일 대전 월드컵경기장과 보조구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마무리 전술훈련은 최용수를 공격의 최정점에 두고 이뤄졌다. 최후방에 네명의 수비를 나란히 세우는 4-4-2 포메이션에서는 황선홍(가시와 레이솔)과 함께 최전방에 나섰지만 전.후 횡으로 서는 투톱의 앞자리였다.

황선홍은 최용수 뒤로 처진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후방으로부터 넘어오는 공을 부지런히 최용수에게 연결했고, 최선수는 활발한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최후방에 세명의 수비수를 두고 최전방에 세명의 공격수를 세우는 3-4-3 포메이션 점검에서도 최용수는 스리톱의 중앙에 자리를 잡고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좌.우에는 각각 안효연(교토 퍼플상가)과 황선홍이 포진해 최용수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 4월 이집트 LG컵 4개국 대회와 지난달 유럽 원정 대표팀에서 빠졌던 최용수는 최근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지난달 한때 J리그 득점 선두에도 올랐던 최용수는 현재 16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중에는 한번에 두 골을 몰아친 경기도 여섯 게임이나 된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인 지난 8일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에서도 두 골을 뽑아냈다. 최용수가 한마디로 한창 물이 오른 셈이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선홍도 "용수의 컨디션이 좋아 뭔가 해낼 것 같다" 고 거들었다.

대전=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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