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신세대' 휴이트 메이저 첫 패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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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새 챔피언의 등극까지 시간은 불과 1시간5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역동적인 발놀림과 환상적인 서비스 리턴은 레이튼 휴이트(20.호주.세계랭킹 4위)가 이미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올라섰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매치 포인트에서 피트 샘프러스(30.미국.10위)의 마지막 서비스를 백핸드 스트로크로 대각선 깊숙이 찔러넣은 뒤 휴이트는 코트 바닥에 드러누워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자축했다.

휴이트는 10일(한국시간)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샘프러스를 3 - 0(7 - 6, 6 - 1, 6 - 1)으로 완파했다. 상금은 85만달러(약 11억원).

'뜨는 해' 휴이트의 플레이는 앤드리 애거시(31.미국.2위)와 흡사했다. 미리 상대의 공을 예측,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휴이트의 빠른 경기 운영에 샘프러스의 주득점원인 발리는 무딘 면돗날이었다.

샘프러스는 모두 96차례나 네트로 대시했으나 휴이트의 예리한 패싱샷에 고전, 발리 성공률이 절반(51%)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휴이트는 모두 13개의 범실만을 기록, 정확성에서도 샘프러스(37개)를 능가했다.

1990년 US오픈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던 샘프러스는 지난해 마라트 사핀(21.러시아.3위)에 이어 올해 휴이트까지 2년 연속 챔피언 탄생을 지켜본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시상식에서 휴이트는 "위대한 챔피언들의 이름이 새겨진 우승 트로피에 내 이름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며 감격했다. 샘프러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위대한 새 챔피언의 활약을 지켜보게 됐다" 며 치켜세웠다.

애들레이드 출신의 휴이트는 테니스 선수로는 비교적 작은 체격(1m80㎝.65㎏)이지만 17세 때 프로에 데뷔, 첫해 한차례 투어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올들어 세계랭킹이 치솟으며 패트릭 래프터(7위)와 마크 필리포시스(이상 호주.37위)를 제치고 호주 최고의 테니스 스타로 떠오른 휴이트는 경기 전 영화 '로키2' 의 주제곡 '호랑이의 눈(Eye of the Tiger)' 을 들으며 전의를 불태우고 항상 모자챙을 돌려쓰는 신세대 스타다. 벨기에 출신 10대 여자 테니스스타 킴 클리스터스(18.5위)와 연인 사이로도 유명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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