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새로 단장한 인사동길 한가운데 위치한 인사아트센터는 지난해 들어선 건물이다. 그러나 거리 분위기에 어울리는 친화력 때문에 마치 오래전부터 이 건물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건물 전면의 검은 화강석과 유리로 이뤄진 가벽(假壁)은 건물의 간판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가벽은 건물과 인사동길을 조화시키는 촉매다. 건물의 형태 역시 우리의 전통양식과는 거리가 먼 검은 화강암의 사각형이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인사동에 더 잘 융화되는 점이 특이하다.

이 건물의 개성은 내부에서 더욱 돋보인다. 보행자 위주의 인사동길에서 가벽 사이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목조 바닥에 대나무 정원을 조성했다. 이 정원은 검은 화강암의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완화시키면서 골목이 건물 내부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건물 내부는 중앙의 '누드'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계단과 각 공간이 유기적으로 엮어져 여러 개의 박스가 조합된 것 같은 형태다.

인사아트센터의 설계는 프랑스의 건축가 빌모트와 국내 테트라건축의 임상관 소장이 함께 맡았다. 임상관 소장은 "입구 홀은 두개 층에 걸쳐 열린 공간이며, 안내데스크 좌측으로 6개 층에 걸친 거대한 빈 공간은 모빌이나 조각을 설치해 사람들의 시선을 위쪽으로 이끌기 위한 것" 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빈 공간 가운데 위치한 누드 엘레베이터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내부에 활기를 준다는 설명이다.

임소장은 "소박하면서도 현대적인 건물을 통해 인사동이란 도시적 유산이 얼마나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지 알게 하는 것이 바람" 이라고 밝혔다.

1층 생활공예전시실을 찾은 윤은미씨는 "처음 왔을 때는 참 단순한 형태의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올 때마다 새로운 맛이 느껴지는 공간" 이라고 평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위치 : 서울 종로구 인사동

▶용도 : 근린생활시설, 전시시설

▶규모 : 지하3층, 지상6층

▶대지면적 : 2백13평

▶건축면적 : 1백30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