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다나카 일본 외무상 또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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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일본 외무상이 또 '튀는' 행보로 구설에 올랐다. 개인 외교간담회(자문단)를 만들어 총리.외무성과 맞서는 인상을 주고 한국.중국을 제치고 미국에서 일제침략전쟁을 사과할 계획을 세우는 등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개인 간담회=다나카는 손정의(孫正義)소프트방크 사장.구로야나기 데쓰코(黑柳徹子)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그레고리 클라크 다마(多摩)대 명예학장 등 7명으로 개인간담회를 구성하고 5일 첫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다나카의 인맥에서 선정됐다. 다나카는 "박식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공부하려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외교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줘 외교를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것" 이라고 해석했다.

한편에선 "취임 후 외무관료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어 온 다나카가 '탈 관리(官吏)외교' 를 표방하며 비선조직을 통한 외교를 한다면 일본 외교가 더욱 흔들릴 것" 이란 우려도 한다. 다나카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개인 외교간담회에 맞서려고 이를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 미국에서 '침략 반성' 발언=다나카는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일 강화조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 미.일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이 6일 보도했다. 다나카가 이런 발언을 계획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반일 여론' 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이즈미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등으로 인한 한.중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별 노력도 않고 '반성' 을 전략적으로만 이용하려는 인상을 준다는 평가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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