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43. 생크 막으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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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그린까지 불과 몇십야드. 핀에 잘 갖다 붙이면 버디 또는 파 세이브가 무난한 상황.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가볍게 공을 친 순간 비명이 함께 터졌어요. "악! 이런 일이-."

느닷없이 나타나는 복병 '생크(shank)'의 경험. 아마 누구나 갖고 있을 거예요. 생크란 클럽 헤드의 힐(heel) 부분, 정확히 얘기하자면 샤프트와 클럽 헤드를 연결하는 목 부분에 공이 맞아 발생하는 미스샷을 말해요.

공이 오른쪽으로 엉뚱하게 날아가버리지요. 똑바로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스와는 전혀 다른, 말하자면 아예 공을 잘못 맞혀서 일어나는 실수예요. 짧은 아이언이나 어프로치 샷을 할 때 자주 발생해요. 문제는 초보자뿐 아니라 중급자들에게도 심심찮게 일어나 잘 나가던 스코어를 망쳐버린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생크는 왜 일어날까요. 그 원인을 정확히 알면 예방도 할 수가 있으니 이번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도록 해요.

그림A처럼 클럽 헤드가 공과 스퀘어를 이룬 상태로 항상 임팩트된다면 생크라는 말은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즉, 어드레스 때 취했던 클럽 헤드와 공의 위치가 임팩트 때도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그게 제대로 안돼 그림B와 같은 상황이 되면서 생크가 발생하지요.

우선 공과 너무 가까이 서서 어드레스를 했을 때 생길 수 있어요. 두 발과 공 사이의 간격이 평소보다 좁게 자세를 잡았다면 다운스윙할 때의 스윙 궤도는 자연히 그 간격보다 벌어진 상태로 이뤄지겠죠. 그렇게 되면 클럽 헤드의 한가운데로 공이 맞지 않고 힐 쪽에 맞게 돼요. 따라서 백스윙을 하는 도중에 '몸과 공 사이가 평소보다 가깝다'는 것을 느꼈다면 스윙을 멈추고 다시 자세를 잡도록 하세요.

몸과 공의 간격을 적당히 벌렸더라도 다운스윙과 임팩트 때 왼팔의 겨드랑이 부분이 몸에서 떨어지게 되면 생크가 날 수 있어요. 스윙 궤도가 몸과 일체감 없이 팔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면 몸과 공의 간격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거든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평소의 스윙 리듬을 잃었을 때입니다. 너무 긴장했거나, 아니면 반대로 자신이 넘쳐서 긴장이 풀어졌을 때도 생길 수 있어요. 그런 심리상태에서는 공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바로 확인하기 위해 머리가 빨리 들리거나 몸이 일찍 열려 오른쪽 어깨가 클럽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는 경우가 잦지요. 그러면서 '아웃→인사이드'로 스윙 궤도가 그려져 생크를 유발하기 쉬워요.

클럽을 두 손으로 너무 꽉 잡았거나 반대로 너무 살살 쥐었을 때, 무릎이 들썩일 정도로 스웨이가 심할 때, 공을 보낼 지점이 가까워 손목을 써서 샷을 조절하려 할 때도 정상적인 스윙 궤도와 리듬을 잃어 실수를 부를 수 있고요. 결국 모든 미스샷이 다 그러하듯 생크를 내지 않으려면 가까운 거리라도 평소의 리듬과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스윙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종종 사진과 같은 자세로 스윙감을 느낍니다. 두 발을 모으고 두 팔과 손.어깨의 일체감을 느끼면서 왼팔로 리드하면서 스윙 동작을 반복하지요. 어깨 회전과 스윙 템포, 밸런스 등을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발을 붙인 상태에서는 스윙 궤도가 어긋나면 공을 제대로 날려보내기가 힘들거든요. 이런 방법으로 훈련을 하면 다운스윙을 할 때 오른쪽 어깨가 클럽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는 일도 없어질 거예요. 자신감도 중요해요. 어떤 상황을 맞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평소처럼 샷을 하는 태도가 골퍼들에겐 필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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