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셔 미 국무부 차관 “한국 핵 재처리 불허 입장 변함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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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 국무부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새로운 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pyro-processing)을 한국 측에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엘런 타우셔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차관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서 한국이 연구 중인 파이로 프로세싱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에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며 “그것은 아주 쉽게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파이로 프로세싱의 경우 순도가 높은 플루토늄이 추출되지 않아 핵무기 제조에 전용될 우려가 없는 만큼 이를 활용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 기술의 핵 확산 위험 여부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1974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의 형질을 변경하거나 전용할 경우 미국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2014년 만료된다.

한편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 “필요한 만큼 핵무기 생산”=북한은 21일 “공화국 핵무력의 사명은 조선 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민족에 대한 침략과 공격을 억제, 격퇴하는 데 있다”고 말해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외무성 비망록에서 “ 필요한 만큼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라며 “하지만 핵 군비 경쟁에 참가하거나 핵무기를 필요 이상으로 과잉 생산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핵 보유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제적 핵 군축 노력에 참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6자회담이 재개되든 말든 조선 반도와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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