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회장 일가 납치 용의자 3명 더 확인·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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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B공업 장모(75) 회장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4일 용의자 세 명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하고 이들의 연고지에 수사진을 급파했다. 경찰은 장 회장의 전 운전기사 김모(30.구속)씨의 진술을 토대로 납치를 함께 모의한 김씨의 고교 동창 홍모(30)씨와 인터넷 '범죄 카페'에서 만난 박모(34)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또 박씨가 범행에 끌어들인 배모(25)씨의 신상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별다른 직업이 없으며, 이 중 박씨는 주민등록증 위조 혐의 등으로 현재 수배된 상태며 훔친 10여장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다닌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박씨가 훔친 주민등록증을 사용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원룸을 계약한 뒤 한 달 동안 합숙하며 범죄를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에 사용한 대포폰을 납치 사건 직후 경기도 양평에 버린 뒤 장 회장의 전화를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 이외에도 공범이 2~3명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신원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장 회장 측에서 받은 현금 5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김씨와 홍씨는 모의 과정에서 장 회장에게서 10억원을 뜯어낸 뒤 30%를 박씨에게, 3000여만원을 배씨 등에게 준 뒤 나머지를 두 사람이 나눠갖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는 "나는 사건 당일에 이들을 만나지 않아 내 몫을 받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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