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농협 미곡처리장 쌀 수매 거부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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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추곡수매량의 40∼45%를 소화해온 미곡처리장 운영 농협들이 정부지원이 없으면 쌀 수매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충남지역 36개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협의회(회장 이원복)는 최근 농협대전충남본부에서 운영회의를 갖고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없을 경우 조합 경영상 더이상 쌀 자체 수매를 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조합장들은 “지난해까지는 벼 생산량 중 정부수매분 이외에도 농민이 수매를 희망할 경우 전량을 RPC 운영 농협들이 자체 자금으로 수매했으나 최근 쌀값이 오르지 않고 쌀소비량이 줄면서 올해만도 조합당 평균 2억5천만원의 빚을 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현재 추세라면 80kg 1가마에 15만9천원 하는 쌀값이 올 가을에 2만원 이상(14% 정도) 떨어지고 판로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RPC 운영 농협마다 자체수매 자금의 50%에 해당하는 자금(조합당 30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해 주고 노후시설의 개·보수자금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이들 농협미곡처리장의 지난 7월말 현재 쌀 재고 물량은 19만6천섬으로 지난해보다 4만2천여섬(21.5%)이 늘었다.

이들 농협이 올해 계획량인 72만섬 수매를 포기할 경우 이 물량이 고스란히 시중에 유통돼 쌀 값이 폭락,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충남지역에서는 올해 벼 4백52만섬이 생산돼 자가소비·종자 등을 제외한 2백70만섬(정부수매 1백만섬·농협수매 72만섬 포함) 정도가 시장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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