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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모바일 마케팅' 자영업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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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움직이는 고객을 잡아라." 올해 말로 휴대전화 가입자가 총인구의 77%인 375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다 다기능 멀티미디어 단말기·무선인터넷이 대중화함에 따라 모바일 환경을 이용한 마케팅이 뜨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안경점·미장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불황을 뚫고 있다. 이런 모바일 마케팅의 성패는 어떻게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고객의 욕구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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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손님도, 단골도 모바일로 통한다=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비엔나안경원은 점포를 찾은 적이 있는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잘게 나눠진 타깃 고객별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꼼꼼하게 축적해온 고객 6000명에관한 정보를 토대로 안경 구입 고객에게는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묻고, 안경을 바꿀 때가 된 고객에게는 이를 알려주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는 신제품 세일 정보와 함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한다.

이 안경점 장동원 사장은 "휴대전화 서비스는 고객의 이탈을 막고 한번 찾은 고객을 단골 손님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 큰마당 정비센터도 고객 차량의 엔진오일 교환 시기, 겨울철 무상 차량점검 등에 대한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낸다. 이곳 장경근 팀장은 "쓰레기(스팸)메일에 데여 문자 메시지를 귀찮아 하는 고객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이를 반긴다"며 "불황 탓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면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장원과 여행사.택배회사.증권사.항공사.은행 등 주로 서비스 분야 업체들은 휴대전화를 도구로 기존 고객들을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할 때 큰 고민을 하지 않는 영화.음료.주류 등의 제조업체들은 기존 고객 유지보다는 자사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있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다.

카스맥주는 지난 8월 120초짜리 휴대전화용 동영상 광고를 제작해 젊은 고객에게 발송, 4일 만에 40만명이 내려받도록 했다. ㈜태평양은 최근 이니스프리 매장으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 신제품 무료 증정 행사를 하는 매장 인근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 휴대전화로 쿠폰을 발송해 바로 그 시각, 그 장소에 있는 '순간의 고객'을 잡는 이벤트를 했다.

이처럼 휴대전화를 이용한 마케팅은 언제, 어디에서든 고객의 상황에 맞는 맞춤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고, 텍스트뿐 아니라 동영상.캐릭터.멜로디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갈수록 활용 폭이 넓어지고 있다.

모바일 광고 대행사인 에어크로스는 모바일 마케팅 시장이 2002년 300억원에서 2004년 1386억원, 2007년 1조533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쇼핑 도우미'로서의 휴대전화=모바일 마케팅을 구매로 연결시키려면 무엇보다 잠재고객의 개별 욕구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신세계 사이버몰 정상익 팀장은 "점심시간 직전 인근 식당에서 메뉴를 보내거나 영화 쿠폰을 원하는 고객에게 이를 보내주는 등 고객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정보를 보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박찬욱 교수는 "휴대전화는 쇼핑현장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다" 며"소비자가 구매 의사 결정을 하려는 상황에 적절한 내용의 광고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

모바일 마케팅이 넘어야 할 산도 높다. 우선 문자 메시지나 동영상 광고가 소비자에게 쓰레기(스팸) 메일로 인식될 수 있다.

컨설팅회사 오픈 타이드 코리아의 모바일 컨설턴트 이승준씨는 "소비자는 무선 단말기를 자신만의 사적 공간으로 여기므로 허가받지 않은 메시지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며 "모바일 광고를 기존 인터넷 쓰레기 메일처럼 고객 동의없이 보내면 모바일 광고 시장은 싹도 자라기 전에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의 허가를 받지 않은 쓰레기성 광고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뿐 아니라 모티즌(모바일 네티즌)의 수용도가 매우 낮아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모바일 마케팅이 활성화된 유럽의 모바일마케팅협회(MMA)는 광고주가 모바일 광고대행사에 수신자의 사전허가(Opt-in)를 얻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에어크로스의 이준성 상무는 "모바일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고객이 정말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 자영업자의 모바일 마케팅 방법=자영업자들은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e-station(www.e-station.com) 회원으로 가입하면 메신저 네이트 온을 통해 최대 500명까지 문자 메시지 그룹전송이 가능하다. 그 비용은 100명 이상이면 건당 22원이다.

KT에서 운영하는 비즈메카(www.bizmeka.com)도 자영업자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미장원의 경우 월정액 3만5000원에 문자 메시지 서비스 요금으로 건당 20원을 내면 된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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