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또 앞다퉈 인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하자 은행들이 발빠르게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시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예금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한빛은행이 지난 9일 콜금리 인하 발표 직후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의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폐지해 실질적으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 것을 비롯, 대부분 시중은행들도 서둘러 금리 조정에 나섰다.

이에 비해 종금사.금고 등 제2금융권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금리를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일단 은행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종금사.금고의 금융상품이나 투신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일주일이 지나야 이자를 지급하는 MMDA 금리를 10일부터 금액별로 0.2%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금액별로 최고 연 4.5%에 이르는 MMDA 금리는 4.3%로 낮아졌다.

국민.주택은행도 이날 두 은행 수신팀 협의를 거쳐 다음주 중 MMDA의 최고금리를 현행 4.5%에서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으며, 만기 1개월 짜리 정기예금 등 단기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소폭의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서울은행은 다음주 중 MMDA 금리를 내리는 한편, 주택청약 예금금리도 현재 5.9%에서 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서는 금호종금이 13일 정기예금 성격인 발행어음과 머니마켓펀드(MMF)와 비슷한 어음관리계좌(CMA)의 금리를 0.3~0.7%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1년 짜리 발행어음이 연 7.7%에서 7.0%, 6개월은 7.3%에서 6.8%, 1개월은 5.8%에서 5.5%로 각각 내려간다.

금호종금 이현규 경영기획부장은 "수신금리를 더 인하할 여력이 있어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7일 이미 일괄적으로 수신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 동양종금도 다음주 중 개인고객에 대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동양종금은 금리 수준을 협의해 결정하는 법인고객에 대해선 이미 콜금리 인하 폭을 반영하고 있다.

금고업계는 지난 8일 예금금리를 0.5%포인트 내린 현대스위스금고가 추가 인하를 검토 중인 것을 제외하곤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서경호.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