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아빠…' 어린이 버전…신간 '열두살에 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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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돈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아. 하지만 돈이 없어 궁지에 몰리게 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돈이 중요해지지. 네가 원한다면 돈이 네 인생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보여 줄까 해. " (22쪽)

독일의 경영컨설턴트이자 작가인 보도 섀퍼의 장편동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한마디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어린이용 버전이다.

말을 할 줄 아는 개 '머니' 가 주인공 키라에게 건네는 이 말엔 저자의 기본 메시지가 함축돼 있다. 어릴 때부터 인생의 꿈을 이루는 데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올바르게 벌어서 쓰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빚 문제로 늘 쩔쩔매는 부모를 둔 키라는 얼마 안되는 한달치 용돈으로 생각없이 CD를 사버리곤 하는 철부지 소녀다.

우연히 같이 살게 된 하얀 개 머니로부터 돈에 대한 교육을 받고 색다른 경험들을 거치면서, 키라는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목표를 차곡차곡 이뤄가는 아이로 성장한다.

키라가 머니로부터 배운 부자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소원목록을 적어라. 목표를 항상 상기시켜줄 '소원앨범' 과 돈을 모아둘 '소원상자' 를 만들어라. 소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일 중 잘한 일을 '성공일기' 에 적어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벌어라. 돈을 나누어 관리하라.

이 책은 경제.경영서 전문 출판사인 21세기북스가 아동물을 위해 새로 만든 자회사 을파소의 첫 경제동화다. 팬터지적인 요소를 갖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 동화처럼 술술 넘어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열두 살난 소녀가 주식투자를 하고 펀드 모임을 만드는 등 우리 사회와는 좀 다른 배경이 걸린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돈의 가치를 배우고 경제상식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입문서로 추천하기엔 유감없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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