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 사상최악 46℃ 폭염…인명피해 속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 동부지역에 사상 최악의 폭염이 나흘째 엄습하는 가운데 주민들이 단전.단수는 물론 일사병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8일 정오(현지시간) 직전 뉴저지주 라이츠타운의 체감온도가 섭씨 46도까지 올라갔으며 미시간주 프린트의 경우는 실제 온도가 사상 최고인 37도를 기록했다.

같은 주 뉴어크의 기온은 38도로 1931년에 세워진 최고기록 35.5도를 깼으며, 뉴욕시에도 36.7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돼 인간의 인내력을 시험하고 있다.

프린트 인근에서 펼쳐지는 뷰익 오픈 프로암 대회에 참석키 위해 이곳에 온 프로골퍼 벤 크렌쇼(텍사스주 휴스턴 거주)는 "미시간 날씨가 휴스턴처럼 더울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고 놀라워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이어지는 미 동부 해안지역들은 대부분 체감온도가 43도를 넘었다.

폭염이 나흘간 계속되자 뉴욕시 주변에서는 전력소비가 늘면서 곳곳에서 과부하가 발생, 1백여 타운에 대한 전기공급이 차단되기도 했다.

또 미주리주에서는 잔디를 깎던 한 남성이 더위로 쓰러져 숨졌으며, 시카고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트럭으로부터 흘러나온 화학물질을 제거하던 소방대원 18명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더위를 피해 동굴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8일 뉴욕시 북쪽 2백40㎞ 떨어진 뉴욕주립 호위동굴에서는 늘어난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모자라 이를 충원하느라 법석을 떠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