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정끝별 '안달복달'

펄떡이는

모래무지를 삼키고

체머리를 흔들며 견디는

검은머리 해오라기

긴 목의

꿈틀거림

검은머리 해오라기

지루한 목

한가운데서

거세게 파들대는

은빛 모래무지의

용트림

저 살(肉)들

먹고 먹힘의 광휘

- 정끝별(1964~ ) '안달복달'

먹고 먹히는 이 정글의 긴장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는 시인의 눈길이 매섭다. 이 가차없는 직시(直視)를 통해 그의 세계 이해는 한없이 깊어진다. 과녁에 깊이 꽃힌 화살처럼. 그리고 우리는 거기서 산다는 것의 아름다운 광휘를 발견한다. 보라! 모래무지의 용틀임을.

이시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