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장병들이 마지막으로 본 ‘미복귀 8인’ 위치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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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로 인한 실종 장병 46명 중 아직도 8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16일 오전에도 전날 인양한 천안함 함미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끝내 이들을 찾아내지 못했다. 16일 현재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는 이창기 원사, 최한권 상사, 박경수 중사, 박성균·박보람·장진선 하사, 강태민 일병, 정태준 이병으로 부사관 6명에 사병이 2명이다.

이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8일 생존 장병과 면담하면서 실종자들을 마지막 본 장소를 적은 메모를 전달받았다”며 “메모에 따르면 실종 장병 8명이 대부분 기관조정실(MCR)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해군은 이 원사는 승조원 식당에, 최 상사와 박성균 하사는 기관조정실에, 박경수 중사는 보수공작실에, 장 하사는 디젤엔진실에, 나머지 3명은 기관부 침실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신은 추정된 곳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기관조정실은 갑판 바로 밑 왼쪽에 있으며, 옆에 있는 원·상사 식당, 가스터빈실과 함께 함미 절단 부위에 속해 있다. 기관조정실과 원·상사 식당은 충격에 의해 외벽과 천장이 모두 없어진 상태며, 초록색 바닥만이 뒤틀린 채 갑판까지 올라와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할 때 실종 장병 8명이 침몰 당시 모두 기관조정실에 있다 충격에 의해 산화했거나 유실됐을 것으로 실종자 가족들은 보고 있다.

실종자들이 함수 부분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탐장인 이 원사는 야식 등을 위해 승조원 식당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사고 당시 함수 2층에 있는 전투정보실 부직사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해군 관계자는 “ 2층에 있었다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함수 인양에도 속도를 내 실종자 찾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주말은 유속이 빠른 ‘사리’ 기간이어서 작업이 다소 더딜 전망이다. 또 함미와 달리 함수는 함체가 해저에서 90도 각도로 기울어져 체인을 감기가 어렵고, 인양 직전 함체도 바로 세운 뒤 건져 올려야 하기에 인양이 쉽지 않다. 군과 인양팀은 기상 여건이 양호할 경우 이르면 ‘조금’ 기간인 21∼22일쯤 체인 연결을 끝낼 예정이다. 인양팀 관계자는 “날씨 여건에 따라 당초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늦어도 24일까진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령도=양성철·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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