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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우리 소리 봉사단' 장애인들에 국악 가르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평소 배운 국악을 남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큰 보람이지요. "

평범한 주부들의 모임인 '우리 소리 봉사단' (회장 노복순.58)이 시각장애인과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국악을 가르쳐 주고 있다.

회원은 노회장을 비롯해 허소영(33).김영숙(52).최춘이(52).김영희(66).전양례(66).남궁은숙(40).최명희(52).노정옥(62).김홍금(71).최다예(70).강복임(65).유원희(60)씨 등 모두 13명.

이들 회원은 지난해 3월 전주 완산구청이 무료로 개설한 국악교실에서 조영자 선생에게 함께 배운 제자들. 실력이 꽤 늘었다는 생각이 들자 모임을 만들어 지난 2월부터 국악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시각장애인협회와 효자3동 삼호.상산타운.동신아파트 단지의 경로당, 교동에 있는 노인정 등을 매주 수.목요일에 방문해 판소리.민요와 장구를 가르친다. 회원 두 명이 한 조로 활동한다.

시각장애인을 맡은 김영숙씨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이들은 촉각이 발달해 장구치는 솜씨가 일반인보다 낫다" 고 말했다.

수십만원 하는 장구를 살 돈이 없는 장애인들은 라면박스로 연습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 朴모(56)씨는 "장구는 없지만 저절로 흥이 올라 요즘 살 맛이 난다" 고 반겼다.

전주시 교동 노인정을 맡은 노복순.노정옥씨는 "노인 40여명이 진지하게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고 소개했다. 평화동 동신아파트와 효자3동 삼호아파트 단지의 경로당에서도 각각 30~50여명이 민요와 판소리를 배운다.

회계.기획 담당 허소영씨는 "처음엔 어설펐으나 요즘엔 어느 정도 체계와 실력을 갖춰 곳곳에서 초청받고 있다" 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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