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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28일 페루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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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원주민 출신으로서는 페루 역사상 두번째로 대통령으로 선출된 알레한드로 톨레도(55.사진)당선자가 28일(현지시간)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취임한다.

지난 6월 초의 대선에서 '페루의 가능성' 당 후보로 나선 톨레도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과반수를 득표해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을 물리쳤다.

구두닦이 소년에서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로, 다시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로 전대미문의 성공신화를 일궈낸 톨레도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는 그만큼 크다.

하지만 그의 앞엔 갖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잉카제국 영광의 재현' 이라는 자신의 약속을 5년 임기 안에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톨레도는 27일 과거 경제.재무.통상장관을 역임한 로베르토 다니노를 총리에 지명하는 등 내각인선을 발표했다. 하버드 법대 출신으로 강력한 시장경제론자인 다니노는 현재 워싱턴의 법률회사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방장관과 내무장관에 민간인들이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들은 과거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 시절 군인 출신들이 독식해왔다.

국방장관엔 현재 의회에서 후지모리의 부패혐의 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와이즈먼이 임명됐다. 내무장관에 임명된 페르난도 로스피그리오시는 좌익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언론인이다.

톨레도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경제난 해소다. 축출된 후지모리 전 대통령 통치시절부터 시작된 페루의 경제난은 악화일로다.

2천6백만명 인구의 60% 가량이 빈민층으로 전락했으며, 사상 최고의 실업률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다 1백92억달러(약 25조원)에 이르는 외채상환도 간단치 않다. 때문에 톨레도는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와의 관계개선 및 외자유치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모리 정권이 저지른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는 등 과거 청산도 당면과제다. 일본에 망명 중인 후지모리의 사법처리를 앞당기려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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