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유상부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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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은 25일 올 상반기 실적발표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이익 등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줄고 있어 경영목표를 축소 조정하는 게 불가피했다" 고 말했다.

유회장은 "그러나 전세계 주요 철강업체 중 상반기 실적 발표는 우리가 처음일 정도로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하면 포철의 상황은 양호한 편" 이라고 설명했다.

- 두 번이나 목표를 수정했는데 시장 예측력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최근 시장이 너무나도 급변하기 때문에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초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는데 가장 비관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

- 포철의 6월 핫코일 수출 가격이 1년새 30% 가량 폭락했는데.

"현재 가격으로도 손해는 안 볼 만큼 포철의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불황 극복을 위해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중국.중동.서남아시아 등 수출 지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

- 철강가격이 다시 오르고, 공급과잉이 해소될 전망은.

"연내 가격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반덤핑.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 사전 조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 께에나 가능할 것이다. 공급과잉 문제는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들이 감산하는 정도로는 해결이 어렵다. 정부간 다자간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 "

- 포철 주가가 최근 20% 가량 내렸는데 이를 끌어올린 만한 대책은.

"주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주가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조치보다는 철강 본연의 사업에 충실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

- 정보통신 등 신사업 계획은.

"지난해 SK텔레콤 주식 교환에 따른 지분 확보와 IMT-2000 지분 참여 등으로 정보통신 투자는 일단락됐다. 앞으로 증자에만 참여하고 더 이상 다른 신규사업은 없다. 파워콤 유상증자 불참 계획도 변함이 없다. "

- 현대자동차가 열연강판 구매처를 포철에서 해외로 돌렸는데 최고경영자(CEO)간의 감정 싸움이 개입된 건 아닌가.

"(웃으며)무슨 감정싸움…. 현대의 구입분은 생산 물량의 5% 정도인데 현대측이 아직도 절반을 우리 제품을 쓰는 만큼 언제든지 대화의 길은 열려 있다. 분쟁 부분은 법원의 판단에 맡기려 한다. "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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