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몸집 10배로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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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제통화기금(IMF)이 몸집을 지금의 10배로 불린다.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신규 자금 조달에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이 참여할 계획이어서 IMF 내 브릭스(BRICs·신흥 4개국)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블룸버그는 IMF 이사회가 긴급 자금 지원을 위한 재원을 5500억 달러(약 618조원)로 확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돈은 주요 회원국이 IMF의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마련한다. 기금 확대는 지난해 4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결정됐으나 규모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 이날 확정됐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해결사’ 역할을 했던 IMF는 이번 금융위기에선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다. 자금 지원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데다, G20 주도의 국제 공조가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이번 재원 확충으로 IMF가 금융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을 돕기 위한 재원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또 지금까지 IMF의 재원 마련에 기여했던 26개국 외에 13개 국가가 재원 확충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MF 내에서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의 출자 비율에 따른 투표권 비중이 15%를 넘어서게 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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