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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언론조사만 왜 직접 챙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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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의 대여 공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24일에는 공정거래위를 방문해 언론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을 따졌고, 인천에서는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회에선 "현 정권의 사회주의 정책이 문제(김만제 정책위의장)" 라는 비판도 나왔다.

◇ 공정위 조사의 정치적 배경 추궁=한나라당 언론국정조사특위와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의원들은 李위원장이 올 초 시장구조 개선시책 대상 6개 업종 가운데 언론사에 대해서만 직접 결재한 것을 따졌다.

엄호성(嚴虎聲)의원은 "5개는 실무선에서 알아서 하고 위원장은 언론사 조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것 아니냐" 고 따졌다. 嚴의원은 또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문고시를 제정, 발표한 것은 언론사 탄압을 위한 수순이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 아니냐" 고 따졌다. 李위원장은 "정치적인 것은 없다" 고 말했다.

이성헌(李性憲)의원은 "청와대에서 공정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정무위 진행 상황을 물었다고 들었다" 며 "조사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이 정말 없었느냐" 고 물었다. 李위원장은 "신문고시 제정이 편집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흥길(高興吉)의원은 "고시안 가운데 '광고.판매에 영향을 주는 근거없는 기사 게재 금지' 조항이 편집권에 영향을 준다" 고 지적했다.

이날 李위원장은 답변 과정에서 "전국 '쓰리꾼(소매치기)' 을 다 잡느냐. 못잡으면 할 수 없다" "오히려 격려해 줘야 한다" "정치, 정치 하지 마라. 여긴 행정기관이다" "공정거래위원장 하기 어렵다" 는 말을 토해냈다.

그러자 전재희(全在姬)의원은 "이런 태도로 답변한 분이 공정조사 대상 업체에 대해 얼마나 성실하고 설득력있게 법을 집행할 수 있겠느냐" 고 꼬집었다.

◇ 인천 시국강연회=이회창(李會昌)총재는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지금 암초가 가득한 곳으로 가고 있다" 며 "선장인 김대중 대통령은 엉터리 나침반을 갖고 배를 끌고 간다" 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실업난 등 경제위기, 안보 불감증, 언론사 세무조사를 조목조목 거론하며 "대한민국호의 좌초를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 고 강조했다.

김만제 정책위의장은 "IMF 위기가 왔을 때 유능한 전문가를 뽑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경제가 뒤죽박죽" 이라면서 "정육점 아저씨가 사람의 심장을 수술하는 꼴" 이라고 했다. 그는 또 "외국에서 전부 실패한 낡은 사회주의 정책을 추구해 나라 부채가 많아진 것" 이라고 공격했다.

송영대(宋榮大)전 통일원 차관은 강연회에서 "황장엽씨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가고 싶은 곳을 못간다면 대한민국이 북한과 무엇이 다르냐" 며 방미 허용을 촉구했다.

최상연.고정애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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