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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머리 아프고 자꾸 신경질이… ‘야동 자세’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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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사람의 머리무게는 성인기준으로 평균 약 5㎏이다. 물론 내용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좀 무겁다. ‘얼큰이’가 아니라면 체중이 적으면 머리 무게도 적게 나간다.

머리는 몸통 바로 위에 위치해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다. 그래야 바로 밑에 위치한 경추의 부담이 적다. 입장을 바꿔보면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량도 적다. 머리 아래부터 시작되는 척추는 사람이 걷거나 뛸 때 머리 쪽으로 가해지는 충격량을 줄이기 위해 S라인을 이루고 있다. 뛸 때는 체중의 3~5배나 되는 충격량이 발에 가해지기 때문에 만일 척추가 일자로 똑 바로 서 있다면 적어도 마라톤을 완주하기는 힘들 것이다.

목의 근육도 마찬가지다. 머리가 몸통 바로 위에 있어야 목의 앞뒤에 있는 근육들이 편안하다. 만일 머리가 5㎏이든 6㎏이든 간에 앞으로 빠져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하루 종일 이 무게를 들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근육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추는 척추 가운데 가장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이 근육 저 근육이 수시로 동원된다. 게다가 목 근처의 근육들은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근육들이다. 몸의 주인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성질을 부릴 때 가장 먼저 긴장해서 딱딱해진다.

몸의 어디가 아프거나 마음이 초조, 불안하거나 해서 가슴만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게 되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폐와 심장이 들어 있는 새장 모양의 흉곽을 수시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가 심해져서 마침내 못 움직이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몸의 주인은 자고 나니 목이 안돌아 간다고 아우성이겠지만.

그런데 뼈는 자세의 변화나 외부적인 자극에 의해 모양이 변한다. 오랫동안 자기도 모르게 목이 앞으로 나와 있는 나쁜 자세를 취하게 되어 생기는 것이 소위 ‘일자목’이나 ‘거북목’이다. 어차피 학술적인 용어가 아니므로 필자는 이를 더 알기 쉽게 ‘야동 자세’라고 부른다. 특히 요즘처럼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야동 자세’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자세는 머리를 받쳐주고 있는 목 주위 근육을 긴장시켜 통증이 발생하게 됨은 물론 머리 쪽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머리도 아프고 눈도 뻑뻑해진다. 신경질도 자주 부리고 부질없는 봄꿈에 시달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개운하게 깨는 아침이 없을 정도이다. 오래되면 경추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어 원통형 뼈끝이 가시처럼 변하고 디스크도 생긴다.

그래서 목의 건강, 나아가 머리가 맑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자세가 좋아야 한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목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근육이 척추를 자극하여 모양이 변한다. 일자가 되었던 경추의 직선이 곡선으로 바뀌게 된다. 물론 뼈가 변하는 것이므로 근육처럼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다. 직선으로 바뀐 시간만큼 곡선으로 바뀌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목의 근육은 얇다. 물론 목의 근육은 경추를 구부리고 돌리고 할 때 쓰이는 여러 개의 심부 근육과 경추를 머리에 연결시켜 주는 많은 천부 근육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목은 허리에서와 같은 안정성보다 움직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두터울 수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움직임이 클수록 불안하다. 조폭영화에 나오는 큰 형님처럼 목을 심하게 꺾어 돌리면서 우두둑 소리를 냈다간 큰일 난다.

그러면 목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다음 주에 사진과 함께 소개하겠지만 뭉친 곳은 풀고 바른 자세를 수시로 확인하고 손이나 가벼운 도구를 이용한 강화운동을 차츰차츰 실시해야 한다. 일단은~ 부드러워야 한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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