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의 쌀’ 철강 빅5에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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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쇳물 생산설비 부족으로 매년 2000만t이 넘는 철강을 일본·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2008년 327억 달러)의 24%가 철강에서 나온다. 이런 국내 철강산업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

현대제철은 8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준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쇳물 생산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민간기업 최초이자 포스코에 이은 두 번째 일관제철소다. 두 회사는 ‘산업의 쌀’ 철강을 둘러싸고 본격 경쟁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당진 일관제철소는 이날 연 400만t 생산능력의 1기 고로 준공식에 이어 11월 2기를 완공하면 800만t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2015년까지 3기 고로를 완공해 생산능력을 총 12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30위권인 현대제철은 12위(조강생산능력 기준)로 뛰게 된다. 현대제철은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에 총 6조2300억원을 투자했으며 17만 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진 일관제철소의 가세로 한국은 올해 조강생산능력 5660만t의 세계 5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5위인 인도(5660만t)와 같고, 3위 러시아(5990만t), 4위 미국(5810만t)에도 근접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환영사에서 “일관제철소 준공을 통해 현대·기아차그룹은 쇳물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천안함 침몰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산업의 불꽃은 꺼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1970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철강 한국의 첫 불을 붙인 지 40년이 지난 오늘 당진에 일관제철소가 준공됨으로써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남들이 멈칫할 때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 경제의 진정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준공식에는 포스코 정준양 회장, 세계 최대 철광석 기업인 브라질 발레의 호제 아그넬리 회장 등 철강업계 인사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인사 2500명이 참석했다.

당진=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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