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천안함 침몰] 인양 작업 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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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레인이 실린 해양수중개발공사 바지선이 8일 천안함 함수 침몰지점에서 함수 인양을 위한 쇠사슬 설치작업을 하고 있다. [백령도=박종근 기자]

8일 오전 11시 백령도 천안함 함수 침몰 해역. 인양작업에 나선 민간업체 전문가들이 500t급 바지선 중앙호에서 바닷속으로 쇠사슬을 넣었다. 맞은편에 있는 120t급 소형 크레인선은 중앙호에서 내린 쇠사슬을 잡아당기며 함수 밑으로 통과시켰다. 6시간 에 걸친 작업 끝에 어렵사리 쇠사슬 두 가닥을 함수에 묶었다.

함수에는 모두 네 가닥의 쇠사슬을 감아야 한다. 해군은 다음 주 초 쇠사슬 감는 작업이 끝나면 대형 크레인이 함체를 바다 위로 끌어올리도록 해 배수작업을 할 계획이다.

함수를 바지선에 싣기 위해 거제에서 출발한 3600t급 해상크레인 ‘대우3600호’는 이날 오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각종 파편과 잔해의 위치도 확인됐다는 게 군의 말이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천안함이 침몰 과정에서 수㎞를 떠내려갔기 때문에 (잔해 등이) 중간중간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며 “크게 함미와 함수 외에 작은 조각들이 있을 텐데 위치를 다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함미 부분은 겨우 수중탐색을 마친 단계다. 이날 오후 쇠사슬을 함미 밑으로 통과시키는 해저 굴착공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취소됐다. 인양팀은 함미를 세 가닥의 쇠사슬로 묶을 계획이다. 한쪽이 약간 들려 있는 함수와 달리 함미는 선체가 모두 가라앉은 상태여서 쇠사슬을 묶기가 더 어렵다. 게다가 다음 주 중반부터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사리’ 기간에 접어들어 작업 속도는 더 더딜 전망이다.

이처럼 인양작업은 함수 부분은 속도를 내고 있으나 함미 부분은 지지부진하다. 함미가 침몰한 지점이 상대적으로 수심(45m)이 깊은 데다 먼 바다여서 유속이 빠르고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는 탓이다. 그 때문에 실종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보다 함수가 먼저 인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인양팀은 함미를 쇠사슬로 묶는 작업을 다음 주까지 마무리한 뒤 유속이 느려지는 다음 ‘조금(21일)’ 직전에 인양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함미 부분에서 고 남기훈 상사에 이어 김태석 상사의 시신이 발견돼 인양작업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8일은 조수 간만의 차가 적은 ‘조금’을 맞아 인양작업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과 높은 파도로 오후에 작업이 중단됐다. 소형 크레인과 바지선 등 작업선은 모두 대청도로 대피했다.

백령도=정영진·한은화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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