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세계공동모금회 팀장 재미동포 김경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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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모금 규모로 세계 5위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대기업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민 전체가 기부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무실을 둔 세계공동모금회(UWI)에서 고액기부팀장을 맡고 있는 재미동포 김경숙(미국명 경숙 에그슨.43)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1972년 설립된 UWI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4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공동모금은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단위로 모금회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미국은 1400개나 됩니다. 한국엔 중앙모금회와 광역자치단체 모금회 정도만 있어 아쉽습니다."

한국은 최근 대기업 기부나 로또복권 수익금만으로 연간 1000억원이 공동모금회로 들어온다. 김씨는 "모금규모가 느는 속도가 놀랍지만 이 점이 오히려 고액기부자 등 개인의 기부를 늘리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에선 연간 1만달러 이상 내는 고액기부자가 2만명이 넘어요. 100만달러 이상을 내는 초고액기부자도 400명이나 되지요. 하지만 한국은 고액기부자가 90명 정도라고 하더군요."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미국 유학 중 남편을 만나 9년 전 미국에 정착한 뒤 "미국생활을 더욱 보람있게 해보겠다"는 생각에서 공동모금회 일을 시작했다. UWI로 자리를 옮긴 후엔 다국적기업 모금담당으로, 또 개인 고액기부 담당으로 해마다 각국 공동모금회를 순회 방문하고 있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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