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고발] DJ "보도자료만 보고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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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9일 국세청의 주요 언론사 검찰고발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金대통령은 국세청이 내놓은 보도자료만 보고받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보도자료는 이날 아침 수석비서관들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고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말했다.

朴대변인은 "국세청이 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했고, 앞으로 검찰이 국법질서 유지라는 본연의 임무에 따라 적절히 조치할 것" 이라며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전혀 언급할 내용이 없다" 고 입을 다물었다.

이같은 침묵 속에는 '법과 원칙' 에 따라 이 문제를 다룬다는 金대통령의 의지가 깔려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정치적 타협을 모색하는 일은 없을 것" 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국세청의 발표가 중계된 오전 11시. 청와대 직원 대부분은 TV를 지켜봤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공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의 발언이 자칫 정치적 의도로 비춰질 수 있어 그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 사실상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 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의 공격에 대해선 반격했다.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면 애당초 이런 일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면서 "국세청과 검찰이 원칙대로 처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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